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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벼랑 끝에 몰린 KT로서는 선발의 호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프로 데뷔 3년 차의 젊은 투수가 감당하기엔 큰 부담이었지만, 소형준은 자신의 별명이 왜 ‘대형준’인지 마운드에서 증명해냈다. 이날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피칭을 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키움 정찬헌(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이 2회를 끝으로 조기강판되면서 선발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매 이닝 KT 타선을 틀어막는 완벽한 투구를 한 건 아니었다. 특히 실점 상황에서 만난 올 시즌 타격왕 이정후에 쉽게 공략되는 모습이었다. 1회 1사 1루 위기에서 이정후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선제 실점했고, 3회에도 1사 2루 상황에서 이정후에게 안타를 내준 게 추가점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동시에 실점을 최소화하는 관리 능력도 발휘했다. 전날 1차전에서 첫 홈런포를 가동하며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던 야시엘 푸이그와는 두 차례 득점권 위기에서 만나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 1사 2,3루 때는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1사 1,2루 때는 병살로 위기를 탈출했다. 막바지였던 5회와 6회는 오히려 연달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사실 소형준에게 가을야구 마운드는 이미 익숙하다. 프로 지명 첫해였던 2020년에 이어 통합 우승을 이룬 2021년까지 모두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이 기간 통산 성적은 3경기 15이닝 1승 평균자책점 0.6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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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형준은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5⅓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로써 KT는 올 가을 소형준이 등판한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이제 오는 22일 키움 홈인 고척스카이돔으로 돌아가 5차전 끝장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