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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총상금 7억원)이 강풍으로 세차례 경기를 중단한 끝에 결국 1라운드 경기를 취소하면서 우승 경쟁에 큰 변수가 생겼다. 이에 따른 선수들의 반응에 희비가 갈렸다.
15일 제주 블랙스톤 골프 앤 리조트(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오전 10시께부터 강풍이 불어오면서 11시 20분 1차 중단했다. 9번홀 등의 그린에 떨어진 공이 강풍의 영향으로 멈추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1시간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2차와 3차 연장 후 오후 1시 15분 경기를 재개했으나 2시께 낙뢰로 다시 경기를 중단했다.
경기위원회는 이후 날씨 예보를 고려해 1라운드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초속 6m 이상의 강풍이 이어지고 비를 동반한 낙뢰 등 예보도 있어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KPGA 코리안투어 규정에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부득이하게 대회 개최 또는 경기 진행이 어려운 경우 경기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라운드 순연, 취소 또는 대회 연기 여부를 결정한다고 되어 있다. 라운드 참가인원의 1/2 이상 라운드를 마치지 못했을 때 취소할 수 있다. 이날 라운드는 오전 7시 첫 조로 경기에 나선 박일환과 정태양, 오진목이 16번홀까지 마쳤을 뿐 라운드를 마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경기 취소 발표가 나자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권성열(34)은 “버디 퍼팅이었는데…”라며 경기가 중단된 걸 아쉬워했다.
반대로 오후 경기를 준비하던 선수들은 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경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되면서 오후 2시 이후 경기에 나설 예정이던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 후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안도했다. 이날 마지막 조 출발 예정 시간은 오후 3시 10분으로 18홀 경기를 끝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게 되면 이틀째 오전 일찍 코스로 나와 잔여 경기를 치른 다음 다시 2라운드 경기에 나서야 하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었다.
1라운드 취소로 4라운드 72홀로 예정됐던 경기가 3라운드 54홀로 축소되면서 우승 경쟁 또한 변수가 생겼다. 2라운드 36홀 경기 후 컷오프가 정해지고 그런 다음 18홀 경기로 우승자를 가린다.
문경준은 “3라운드 경기로 축소된 만큼 나이가 많은 노장 선수들에겐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덜해졌다”며 “우승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골프 경기에서 기상 변화는 가장 큰 변수다. 이날처럼 강풍이 몰아치면 날아가는 공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티샷에서 페어웨이 적중률이 떨어지고, 그린 공략도 쉽지 않아 그린적중률 역시 크게 낮아진다. 또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에도 빨리 멈추지 않아 홀에 가깝게 붙이는 게 어렵다. 그만큼 버디 기회가 줄어 언더파를 치는 게 쉽지 않다.
이날 경기에선 66명이 경기에 나섰으나 경기가 중단되기 전까지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3언더파를 쳐 선두로 나섰던 조민규(33)를 비롯해 단 6명에 불과했다. 4명이 이븐파를 쳤고 56명은 오버파로 고전 중이었다.
KPGA 코리안투어에서 악천후로 1라운드가 취소된 건 2003년 KPGA 선수권대회 이후 19년 만이다. 이번 대회는 1라운드 취소로 대회 이틀째 오전 7시부터 1라운드를 다시 시작한다.
KPGA 코리안투어 규정 제13조 대회 성립 조건 및 상금 지급액, 상금인정 금액에는 2라운드 36홀 이상 경기하면 공식대회로 인정한다. 다만, 3라운드 이상 경기하면 상금의 100%, 2라운드로 끝나면 75%만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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