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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랬다.
SK 선발 고든은 5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피안타 2개에 1볼넷만을 내줬을 뿐이었다. 직구는 물론 커브 등 변화구 제구도 완벽히 이뤄지며 롯데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6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1사 후 손아섭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전준우에게 직구를 얻어맞아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그 전까지 고든의 직구는 맞더라도 야수 정면이거나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였다. 그러나 홈런이 됐다는 것은 이날 가장 좋았던 직구가 맞아나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결국 고든은 다시 한 번 직구를 공략당했다. 2사 이후 홍성흔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한 볼이 직구였다. 여기에 도루까지 내주며 스코어링 포지션까지 내보냈다.
포스트시즌에서 2점차과 3점차는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난다. 2점은 한 점만 뽑아도 쉽게 쫓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부담이 덜하다. SK가 불펜이 양적으로도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투수교체를 할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SK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과는 독이였다. 고든은 다음 타자 강민호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 3점째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오고 말았다.
롯데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7회초 실점 상황이 그랬다.
롯데는 불펜이 경험이나 기량 면에서 모두 SK에는 밀리는 상황이다. 불펜들의 부담감도 더 한 것이 사실. 최대한 주자 없는 편안한 상황에서 기용하는 것이 투수들의 심리상 좋다.
하지만 롯데는 3-0으로 앞선 7회에도 끝까지 송승준을 밀어붙였다. 투구수는 90개가 된 상황이었다. 이 역시 결과론이지만 페넌트레이스 때 투구수 90개와 포스트시즌에서의 90개는 의미가 다르다.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더해지며 체력적인 부담이 더 드는 것이 사실이다. 송승준의 주무기가 악력이 떨어지면 위력도 감소하는 포크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결국 송승준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7회초 최정을 유격수 내야안타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고, 다음타자 이호준도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롯데는 그제서야 투수를 강영식으로 교체했지만 박정권에게 볼카운트 2-1, 유리한 상황에서 좌중간 적시타를 맞으며 한 점을 뺏겼다.
다행히 추가실점은 막았지만 하마터면 동점까지도 허용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