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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가능성을 보이기는 했다. 슬럼프를 겪기는 했지만 시즌 막판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타율 3할1푼2리로 마쳤다.
하지만 올 시즌엔 그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고 외국인 타자라는 테임즈(NC)와 견줘도 크게 뒤질 것 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제 2개의 홈런만 더 치면 역대 LG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도 세운다.
히메네스가 이처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던 비결은 ‘귀’에 있다.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단점을 솔직하게 바라본 것이 성공의 열쇠다.
서용빈 LG 타격 코치는 “히메네스는 단점이 뚜렷한 선수였다. 하체를 제대로 쓰지 못했고 몸도 빨리 앞으로 쓰러졌다. 대부분 타자들이 겪는 문제였다. 다만 다른 것이 있었다면 귀가 열려 있었다는 점이었다”며 “지난 해 2군에 내려갔을 때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해주고 바꿔 보겠느냐고 제안했다. 그 때 선뜻 해보겠다고 나섰다. 이후 단점들이 고쳐지며 좋은 타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외국인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루틴을 잘 흔들려 하지 않는다. 타격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이 해왔던 것을 흔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단점을 고치지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히메네스는 달랐다. 변화에 적극적이었다. 오히려 먼저 문제점을 물어오며 달라지기 위해 애를 썼다.
서 코치는 “우리 선수들 보다 더 많이 묻고 바꾸려고 애를 썼다. 사실 새로운 것을 알려준 것은 아니다. 히메네스가 원래 갖고 있던 것을 다시 찾게 해준 것 뿐이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알려준 것 뿐이다. 지금은 타이밍에 여유가 생겼다. ‘하나-둘-셋’으로 딱딱하게 치던 모습에서 ‘하나-두~울-셋’으로 리듬감이 생겼다. 한결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메네스의 성공은 한국에서 외국인 타자가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가 무엇인지를 담고 있다. 어떤 타자건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그 때 귀와 마음을 열고 다가선다면 슬럼프를 짧게 가져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물론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자신의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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