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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듀오 지누션은 11년 만에 신곡으로 컴백하며 이 같이 일성했다. 농담처럼 웃음이 이어졌지만 허언은 아니었다. 지누션은 “(소속사) YG가 그런 시스템이 잘 돼 있습니다. 지누션이 해외에서 음악으로는 신인인데 해외 팬들에게 다가가고 많은 공연을 다니고 싶습니다”라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누션은 15일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컴백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004년 ‘전화번호’가 타이틀곡인 4집 이후 11년 만의 컴백이다. 오랜 공백이었지만 15일 발표한 지누션의 디지털 싱글 ‘한번 더 말해줘’는 6개 음악 사이트 차트 1위를 비롯해 전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누션은 “음원 발매 전에는 설레면서도 두려웠습니다”라고 했지만 대중의 반응을 확인하자 한껏 들뜬 듯했다. 기자회견 내내 웃음과 농담을 섞어가며 기분 좋게 이야기를 풀어갔다.
장기간 활동을 중단했던 이유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후배 양성을 위한 일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션은 욕심이 있었지만 지누가 반대했다. 후배들을 위해 일을 하면서 무대에 서는 걸 병행한다는 게 창피하고 쑥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안하다 보니 다시 용기를 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기부와 선행으로 유명한 션은 지누에게 ‘사람들이 이제 내가 가수인 줄 모르고 사회복지사인 줄 안다’는 말도 했다.
MBC ‘무한도전’에서 지난해 말 1990년대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무대를 꾸민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 반전의 기회가 됐다. 자신들이 있을 자리가 어디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누와 션 모두 ‘토토가’ 무대에서처럼 즐겁게 음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일치했다. 션은 ‘토토가’ 무대 후 방송에서 소속사 수장인 양현석에게 “현석이 형 보고 있지? 우리 음반 내야 할 것 같아”라고 했는데 뼈가 담긴 한마디였던 셈이다.
“지금 이 순간을 지난 11년 간 준비한 것 같아요. 마지막이라는 생각도 했죠. 우리는 YG 이사이기도 하니까 회사 차원에서도 생각을 해야 했거든요. 성적이 안좋았다면 일찍 접어야 했을 텐데 그래도 차트 1위를 했으니까 앨범을 낼 수 있을 거 같아요. ‘토토가’가 지누션의 새로운 시절을 만들어준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