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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6.1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이 6회가지 2-2로 팽팽하게 승부를 가져갈 수 있었던 배경엔 밴덴헐트의 역투가
있었다.
제구가 좋았던 경기는 아니었다. 두 차례나 몸에 맞는 볼이 나왔을 정도였다.
밴덴헐크는 투구 궤적이 뚜렷한 투수다. 자연스럽게 공의 테일링이 우측으로 일어난다. 좌타자 상대 피장타율(.395)이 우타자(.336) 보다 높은 원인이다.
이날도 그의 직구 제구는 뜻한대로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150km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에 넥센 타자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듯 했지만 한 바퀴가 돈 뒤엔 사정이 달라졌다.
3회 선두 타자 서건창에게 직구 승부를 들어가다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았다. 몸쪽으로 던지려던 공이 테일링을 이루며 가운데로 몰려들어간 것이 탈이었다. 이어 로티노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고 계속된 1사 3루서는 강정호에게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내주며 2점을 뺏겼다.
그러나 이후 밴덴헐크는 직구 승부를 고집하지 않았다.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늘리며 넥센의 중심 우타 라인을 봉쇄했다. 특히 하위 타순의 핵인 김민성과 이택근을 효과적인 슬라이더 승부로 3회 이후론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결정구로 던진 17개의 공 중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은 13대13으로 똑같았다. 초반은 직구의 힘으로 억눌렀지만 테일링이 생긴 직구가 뜻대로 제구되지 않자 슬라이더 비중을 늘렸다.
2-2 동점이던 5회 1사 1,2루 위기서 강정호를 병살로 솎아내며 이닝을 끝냈던 승부구 역시 슬라이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