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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잘 웃지 않는 편이다. 굳은 표정으로 있다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가끔 얼굴을 찡그리면서 불편한 심경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환하게 웃는 장면이 나왔다. 웃음의 이유는 바로 ‘사직 아이돌’ 김민석 때문이었다. 롯데가 12-9로 앞선 7회말 1사 후 이정훈이 2루타를 치고 출루하자 김민석이 대주자로 교체 출장했다.
2루 대주자로 나선 김민석은 후속타자 박승욱의 중전 안타 때 과감히 홈으로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했다. 김민석의 상황 판단과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김태형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석이에게 대타를 준비하라고 했더니 스윙을 열심히 하고 있더라”며 “그런데 아무리 봐도 대타로 나갈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냥 대주자를 준비하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석이가 대주자로 나갔는데 판단을 잘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다”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귀여워서 웃었다”고 말한 뒤 다시 미소를 지었다.
최근 롯데는 초반의 부진을 털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석을 비롯해 나승엽,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 등 젊은 선수들이 으쌰으쌰 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전날 경기도 넘어갈 수 있는 경기를 뒤집으면서 18-10 대승을 거두고 4연속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도 그런 젊은 선수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 그는 “어제 중요한 경기였는데 4-9로 확 넘어가는 경기를 잘 잡았다”며 “한 번에 5점을 줬는데 바로바로 쫓아간 덕분에 경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시즌 초반과는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움직임 등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