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코스, 러프, 바람까지..3중고 이겨내야 3억원 주인공

주영로 기자I 2018.05.23 14:03:29

제네시스챔피언십 코스 전장 56야드 더 길어져
그린 주변 러프 30mm, 1R 그린스피드는 3.5m
장이근 "그린 빨라지면 더 어려운 코스로 변할 것"

선수들이 23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하며 실전을 준비하고 있다.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는 선수들. (사진=주영로 기자)
[인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긴 코스, 까다로운 러프와 그린 그리고 걷잡을 수 없는 바람까지. 우승상금 3억 원과 2장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권을 잡기 위해선 ‘3중고’를 이겨내야 한다.

24일부터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은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우승자에겐 어마어마한 특전이 쏟아진다. 우승상금 3억원과 중형 세단 그리고 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와 제네시스오픈 출전권이 주어져 그야말로 ‘대박’을 거머쥘 수 있다.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코스에는 벌써부터 긴장이 흘렀다. 결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은 전날 내린 비로 인해 달라졌을 코스 상태를 점검했다.

9번홀. 장이근(25)은 그린 주변 러프에서 몇 번씩 공을 쳤다. 띄우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면서 실전에서 나올 다양한 상황에 대비했다. 같은 조에서 연습라운드 하던 김기환(27)은 그린 구석구석을 돌며 계속해서 공을 굴렸다. 홀의 위치가 예상되는 지점으로 퍼트를 하면서 빠르기와 경사를 신중하게 살폈다.

2014년 코리안투어 신인왕 박일환(26)은 연습 그린 옆에서 어프로치를 했다. 마찬가지로 몇 개의 공은 굴리면서 홀을 노렸고, 이어 공을 높게 띄워 조금 멀리 떨어진 홀을 공략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선 쉴 새 없이 ‘깡, 깡’ 소리가 울렸다. 공을 더 멀리 날리기 위해 힘껏 스윙하며 긴 코스에 대비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이 열렸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은 국내에서 토너먼트를 하기에 가장 좋은 코스로 정평이 나 있다. 적절한 난이도의 코스와 완벽한 환경을 갖춘 연습시설 그리고 대도시에 자리 잡고 있어 갤러리들이 찾아오기에도 좋은 조건이다. 지난해 처음 열린 이 대회 마지막 날에 약 2만5000명의 갤러리가 운집했을 정도로 흥행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프로라면 욕심을 낼만하다. 흠 잡을 데 없는 코스 상태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운’이 아닌 제대로 실력대결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승을 위해 ‘3중고’를 극복해야 한다. 마지막 실전 준비에 나선 선수들은 티샷과 그린 공략 그리고 바람을 우승의 변수로 꼽았다.

박일환은 “작년보다 코스의 길이가 더 길어져 티샷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면서 “뿐만 아니라 그린이 어려워 롱 아이언을 잡고서는 안정적으로 그린을 공략하기 어려운 만큼 티샷을 멀리 보내 놓고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코스 전장이 7422야드로 지난해보다 56야드 더 길어졌다.

장이근은 그린 공략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연습라운드를 마친 장이근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오늘은 그린 컨디션이 조금 소프트하다”면서 “하지만 현 상태에서 조금 더 단단해지면 속도가 훨씬 빨리질 것 같다”고 퍼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라운드 그린 스피드는 약 3.5m(스팀프 미터 기준)로 예정돼 있다. 지난 주 SK텔레콤오픈 마지막 날 그린 스피드 3.2m, 지난 주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넬슨의 약 3.35m(11피트) 보다 더 빠르다.

김기환 역시 그린 공략을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손꼽았지만, 대신 퍼트가 아닌 그린 주변에서의 어프로치라고 했다. 그는 “공이 놓여 있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어프로치를 해야 한기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택(23)은 “러프에서는 대충 쳐서는 공을 빼낼 수 없다”며 “과감하게 치지 않으면 공이 빠져 나오지 않는다”고 더 많이 연습했다. 그린 주변 러프의 길이는 약 30mm로 공이 떨어지면 겨우 반쯤 보일 정도로 깊다.

마지막으로 변화무쌍한 바람에 대비해야 한다. 해안가 근처에 자리한 이 코스는 오전엔 평온하지만 오후로 들어서면 바람이 강해진다. 보이지 않는 바람과의 싸움은 우승의 또 다른 변수가.

결전의 날은 하루 밖에 남지 않았다. 우승 상금 3억원과 2장의 PGA 투어 출전권은 준비된 선수의 몫이다.

이번 대회엔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48)와 PGA 투어에서 활동해온 위창수(46)을 비롯해 박상현(35), 김승혁(32), 이상희(26) 등 일본파와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우승을 차지한 권성열(32), 전가람(32) 등이 출전해 샷 대결을 펼친다.

24일 개막하는 KPGA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긴 코스와 깊은 러프 그리고 바람까지 3중고를 이겨내야 한다. 9번홀 그린 옆 러프에서 연습하고 있는 선수들. (사진=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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