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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과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 빠진 그를 건져 올린 것이 2012년 케이블채널 Mnet 페이크 다큐멘터리 ‘음악의 신’이다. 자학과 B급 유머로 가득한 이 프로그램에서 이상민은 한물간 왕년의 스타로 자신의 치부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웃음을 안겼다. 룰라 시절 과묵한 래퍼였던 그는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에서 방송인으로 새 출발했다. 올해 들어 지상파 출연 정지까지 해제됐다. 이달 종영한 ‘음악의 신 시즌2’의 힘이 컸다. 고정 출연만 4개로, KBS2 ‘해피투게더’, MBC ‘일밤―복면가왕’ 등 인기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날도 KBS2 ‘불후의 명곡’과 MBC ‘라디오스타’ 녹화를 앞두고 있었다. 한 달에 2~3일 쉬는 것이 전부라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들뜨지 않았다. 검소한 일상은 여전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채무 때문이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채권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끊은 뒤 그의 표정은 잠시 어두워 졌지만, 이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재기한 그 자신처럼 말이다.
―방송가에서 이렇게 이상민을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요즘은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해졌다. 다양성의 일환으로, 저의 ‘갱생 콘텐츠’가 늘 보는 웃음 코드와는 다른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사실 누군가 웃기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 저의 모습이다. 웃음으로 승화시키려고 노력하거나 애쓰지 않는다. 제 모습 그 자체를 인정하고, 지금이든 예전이든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하고 보여드리는 거다. 그런데 표정만 봐도 웃기다고 해주고, 웃음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상민의 재기에서 ‘음악의 신’을 빼놓을 수 없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음악의 신’은 어땠나.
△‘음악의 신’을 통해 방송을 시작했다. 소중한 프로그램이다. 시즌1이 끝나고 박준수PD를 만나 시즌2에 대해 몇 번 이야기했다.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해머를 만나러 미국에 가자는 이야기도 했다. 제작비가 많이 들겠더라. 그러다가 (탁)재훈이형의 복귀로 시즌2를 풀어가자고 했을 때, 무조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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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웃음과 재훈이형이 보여준 웃음이 달랐던 것 같다. 재훈이형은 정말 좋아하는 형이다. 가공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해야 하나…. 사석에서 이야기만 나눠도 재미있는 사람인데, 상황을 주고 ‘웃겨봐’라고 하면 싫어한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둬야 능력치가 발휘된다.
―‘음악예능의 종말’이 시즌2의 슬로건이었다. 그래놓고 ‘복면가왕’, Mnet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에 출연했다. 아이러니다.
△희한한 일이다. ‘음악의 신’을 할 때는 꼭 희한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시즌1에서 파리 피플을 할 때는 파리가 이마에 붙더니, 시즌2에서 브로스 창단식을 할 때 까치가 나타나 웃음을 줬다. 온라인 버전에서는 사무실에 쥐가 나왔는데, 그것도 설정이 아니다.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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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이상민의 스토리’가 아닌가 싶다. 인물도 등장하는데, 진짜와 가짜가 섞여 있다. 보통 5:5 비율로 섞여 있는데, 때때로 그 비율이 바뀌기기도 한다. 박준수PD를 신뢰하고 따르기 때문에 대부분 주어진 대로 한다. 그렇지만 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닌 건 아니라고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음악의 신’은 독한 프로그램이다. 7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이상민은 표절의 기준을 말해준다며 룰라의 ‘천상유애’와 일본그룹 닌자의 ‘오마쓰리 닌자’를 연달아 불렀다. 웃으며 벌어진 상황이지만, 1995년 당시에는 심각한 사건이었다. ‘천상유애’가 ‘오마쓰리 닌자’와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을 받자 이상민은 왼쪽 팔목을 그어 자살 시도까지 했다.
―치부를 드러낼 때 상처가 되거나 속상하진 않나.
△22세에 가수로 데뷔했다. 이후 22년을 연예인으로 살았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제는 흉터가 됐다. 상처가 나면 아프지만 아물어 흉터가 되면 아프지는 않다. 그처럼 아프지는 않다. 물론 흉터는 남는다. 그걸 보면서 행동이 조심스러워 지는 건 있다. 제 자신이 달라진 계기이기도 하다.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주변에서 말한다. 실패와 사건들이 저를 변하게 한 것 같다. (인터뷰②로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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