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NLDS 5차전 필승의 '6가지 조건'과 매팅리

정재호 기자I 2015.10.15 15:49:59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류현진(28·LA다저스)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리그챔피언십시리즈(LCS)로 가기 위한 최종승부에 돌입한다.

다저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저력의 뉴욕 메츠와 5전3선승제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DS) 5차전을 벌인다. 잭 그레인키(32·다저스)와 제이콥 디그럼(27·메츠)의 피할 수 없는 정면대결이다.

앞서 정규시즌 최다승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격침시키며 와일드카드(WC) 2위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카고 컵스가 먼저 LCS에 안착한 가운데 다저스와 메츠가 마지막 남은 티켓의 주인공을 가린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캔사스시티 로열스(1승2패 뒤 2연승)와 토론토 블루제이스(2패 뒤 3연승)가 막판 뒤집기로 LCS에 진출했다.

◇ ‘선제점과 득점권’의 중요성

결전에 앞서 돈 매팅리(54·다저스) 감독은 “전체 시즌에 걸쳐 그레인키만큼 좋았던 디그럼을 상대해서는 홈필드 어드밴티지 같은 건 없다고 봐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메츠는 당초 1경기(3차전 등판)만 뛰기로 했던 맷 하비(26·메츠)가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5차전에서도 공을 던지겠다고 자청할 만큼 반드시 이기겠다는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돈 매팅리 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필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한 치의 양보 없는 팽팽한 분위기 속 다저스 입장에서 본 필승 시나리오로 가는 조건은 대략 6가지다.

중요도 역순으로 그 6번째는 선제점의 향방이다. 더 정확히는 다저스가 선제실점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빈약한 다저스 타선과 드넓은 홈구장의 특성, 상대 선발투수가 주는 무게감을 넘어 이후 총 투입을 예고하고 있는 하비-노아 신더가드(23·메츠) 등을 염두에 두면 더욱 그렇다.

선제점을 뺏기는 순간 다저스는 곧바로 남은 아웃카운트가 몇 개인지 걱정해야 할 만큼 점수 뽑기가 용이하지 않은 팀이다. 힘들게 가져온 홈 어드밴티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선제점은 엄청난 의미를 지닌다.

5번째는 득점권 승부다. 디그럼을 상대한 1차전에서 다저스는 7개의 안타를 치고도 1점을 얻는 데 그쳤다. 메츠는 5안타 3득점이었다.

다저스로서는 득점권에서 8타수1안타였고 잔루를 7개나 남겼던 게 뼈아팠다. 디그럼 같은 에이스를 깨기 위해서는 산발안타보다 한 번의 찬스에서 알토란 같이 터지는 적시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타자들의 5차전 득점권 승부에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매팅리 불펜운용은 ‘최대변수’

4번째 포스트시즌(PS) 들어 9월의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처럼 불타오르고 있는 커티스 그랜더슨(33·메츠)의 봉쇄다. 그랜더슨은 이번 DS를 거치며 ‘타율 0.429 5타점’ 등으로 잘하고 있다. 볼넷도 3개나 얻어냈다.

다저스는 메츠의 득점기회를 막고 나아가 남다른 적시타 능력을 보유한 그랜더슨을 철저히 누를 필요가 있다. 클러치 상황을 주지 않기 위해 리드오프(1번타자) 그랜더슨 앞에 놓이는 하위타선의 봉쇄도 그만큼 비중이 크다.

3번째 디그럼 파헤법이다. 다저스 타자들은 1차전에서 7이닝 동안 삼진을 13개나 당했다. 5안타에 1볼넷 등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철저히 눌렸다. 이런 식으로는 이길 수가 없어 어떻게든 파헤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한 차례 격돌해본 후여서 투수보다는 타자 쪽이 조금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건 호재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다저스는 선수·코칭스탭·스카우트들이 총동원돼 디그럼 공략법을 찾고 공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2번째 그레인키의 피홈런 여부다. 그레인키는 2차전에서 피홈런 2방으로 2실점했다. 그 외 나머지는 단타 3개로 틀어막았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ERA) 리더인 그는 단 41자책점을 허용했음에도 피홈런이 14개라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불의의 실투로 얻어맞는 피홈런만 아니면 웬만해선 그레인키로부터 점수를 뽑기 어려울 공산이 커 피홈런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끝으로 다저스 필승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열쇠는 매팅리의 불펜운용이라고 볼 수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그레인키가 홈에서 7이닝 정도를 책임진다고 볼 때 그 후에 진행될 감독의 구원진 운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거의 틀림없이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은 1~3점차 피 말리는 승부가 예상돼 그레인키 이후 매팅리가 어떤 투수를 올릴지 굉장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리드상황 시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28·다저스)으로 바로 갈지 8회를 크리스 해처(30·다저스)나 루이스 아빌란(26·다저스)으로 끊어갈지가 관건이다. 잰슨으로 바로 가기가 약간 부담스럽다면 해처나 아빌란을 먼저 올린 뒤 1사후 볼넷 등의 조금이라도 이상 기미를 보이면 바로 잰슨을 투입하는 매팅리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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