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강릉 선수촌, 공식 개촌...'올림픽 사실상 스타트'

이석무 기자I 2018.02.01 15:52:10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8일 앞둔 1일 오후 개촌식이 열린 강원도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 참가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가운데)이 1일 오후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촌 개촌식에서 이희범 조직위원장(오른쪽) 및 유승민 평창선수촌장(왼쪽) 등과 함께 비둘기 모양 풍선을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창=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전세계 선수들이 묵게 될 선수촌이 드디어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일 오후 2시부터 평창 선수촌과 강릉선수촌에서 각각 공식 개촌식을 진행했다.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개촌식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강릉에서 열린 개촌식에는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참석했다.

평창선수촌에선 유승민 선수촌장이 개촌을 공식 선언하자 비둘기 모양 풍선 수백개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관이 연출됐다. 강릉 선수촌 개촌식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드로잉 퍼포먼스가 열렸다.

또한 강릉선수촌에는 아파트 건물 밖으로 ‘대한민국은 당신이 흘린 땀을 기억합니다’라는 대형 현수막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30일 평창에 도착해 미리 선수촌을 둘러본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의 심장인 이곳에 와서 기쁘다. 역대 동계올림픽 최고의 선수촌 중 하나”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선수촌에서 선수들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올림픽 정신을 향유하고 서로 친구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노태강 차관은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의 기억에 오래 남도록 우리 정부 차원에서 최선의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IOC 선수위원이기도 한 유승민 평창선수촌 촌장은 “선수들은 선수촌을 집처럼 편안히 느껴야 한다”며 “평창 선수촌은 음식이나 동선과 같은 부분들이 잘 갖춰진 곳인 만큼 선수들이 경기나 훈련을 마치고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선수 출신이라 선수들 마음을 잘 안다”며 “먼저 다가가서 대화를 통해 선수들이 더 편안히 지내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인 김기훈 강릉선수촌 촌장은 “선수촌은 선수들이 경기나 훈련을 위해 피로를 해소하고 체력을 재충전하는 공간”이라며 “선수들 모두 심리적으로 편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각국 선발대가 먼저 들어와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선수촌에 입촌하는 것은 이날부터다. 선수촌에 여장을 푼 선수들은 본격적인 적응 및 실전 훈련에 돌입하게 된다.

선수촌은 평창과 강릉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숙소와 경기장 동선을 고려해 설상 종목 선수들은 평창선수촌에, 빙상 선수들은 강릉선수촌에서 생활한다.

선수촌은 작은 마을이나 다름없다. 선수촌 내부에 각종 편의시설과 서비스가 모두 모여있다. 병원, 세탁소 . 헬스클럽, 종교시설, 은행, 편의점 등 필수 시설은 물론 카페, 미용실, 네일아트, 출국 수속 서비스도 마련돼있다.

선수단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선수촌 식당에는 하루당 1만5000인분의 뷔페식 메뉴가 제공된다. 한식과 양식, 아시아 메뉴는 물론이고 할랄 음식과 같은 종교식, 채식주의자를 위한 특별메뉴도 포함돼있다. 450종의 음식이 야식 포함해 하루에 4번 마련된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8개 이상을 목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은 설상 종목인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선수들이 이날 가장 먼저 평창 선수촌에 입촌했다.

빙상 종목에 나서는 한국 선수들은 4일부터 차례로 들어온다. 4일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팀에 먼저 입촌하고 5일에는 쇼트트랙 대표팀이 선수촌에 합류한다. 6일에는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를 중심으로 한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팀이 강릉선수촌에 도착한다.

피겨 대표팀 선수들도 4일 페어 종목의 김규은-감강찬 조와 남자 싱글 차준환(휘문고)이 선수촌에 입촌한다. 아이스댄스의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는 6일, 여자싱글의 최다빈(수리고), 김하늘(평촌중)은 7일 강릉선수촌에 합류할 예정이다.

선수 10명 등 총 32명의 북한 선수단도 이날 오후 강릉선수촌에 짐을 풀었다. 선수촌이 공식 개촌되면서 국기게양대에는 인공기가 처음으로 올라갔다. 각 경기장에도 인공기가 일제히 게양됐다. 전날까지는 인공기 깃대가 빈 자리로 남아 있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의 국기는 기존 관례에 따라 개촌일 하루 전에 모두 게양했지만 인공기는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를 피하고자 공식 개촌일에 맞춰 게양했다”고 설명했다.

남한에서 개최한 국제 스포츠이벤트에서 북한 인공기가 게양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앞서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등에 북한 선수단이 출전하면서 인공기가 올라간 바 있다.

북한은 오는 2월 7일 강릉선수촌에서 공식 입촌식을 갖는다 보통 국군에서 파견된 요원이 각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지만 북한은 자원봉사자가 국기를 깃대에 올린다. 국방부에서 국군이 인공기를 게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통보를 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게임에서도 자원봉사자가 인공기를 게양한 바 있다.

김기훈 강릉선수촌장은 “조직위와 협조해 보안에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라며 “북한 선수들도 다른 나라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촌과 함께 올림픽 열전이 펼쳐지는 12개 경기장도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각 경기장은 그동안 내부 준비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1일부터는 출전 선수들이 실전에 대비해 훈련할 수 있다.

정선알파인경기장과 용평알파인경기장은 오전 8시부터 선수들이 슬로프를 개방했다. 쇼트트랙과 피겨 경기가 열릴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오전 9시부터 오픈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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