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13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제작 전원사)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어지 간담회에서 루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를 함께 작업하며 사랑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루머가 외부로 알려지고 9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 취재진의 관심이 쏠린 배경이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루머의 사실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에둘러 답하지 않았다.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이 “저희 두 사람 사랑하는 사이다” “진심으로 만나고 있고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홍상수 감독의 발언은 당당함의 수준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개인적인 이야기라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또 둘의 관계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불쾌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는 지적에는 “일반 국민이라는 표현 자체가 조심스럽다. 나도 검색어나 댓글들을 봤는데 일반 국민이라기보다는 어떤 특정한 분들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지 않는다. 나나 김민희 주변의 반응은 달랐다”고 다른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내가 동의할 수 없지만 내게 피해를 주거나 법에 저촉된 행위가 아니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 또한 그런 대우를 받고 싶다”고 속내를 비쳤다.
|
이날 행사에 권해효, 서영화, 박예주 등 영화에 함께 출연한 다른 배우들도 참석했으나 이들의 이야기는 묻혔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공식 석상에 나서기로 한 순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그나마 “영화로만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며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는 김민희의 수상 소감 정도가 주목을 받았다. 김민희는 지난 달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의 이야기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를 연상시키는 내용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해외에서 상까지 거머쥐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자전적인 이야기 같은 영화를 국내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간통죄가 폐지됐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기혼자와 미혼자의 사랑에 부정적이다. 홍상수 감독은 아내 조모씨와 이혼 소송 중으로 여전히 혼인 관계에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오는 23일 관객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