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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2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0-1로 뒤진 후반 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재성(마인츠)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상대 수비를 맞고 흘러 나왔다. 이를 잡은 이기제(수원삼성)가 경합을 뚫고 재빨리 가운데로 컷백을 내줬다.
이기제의 패스를 받은 황인범은 쇄도하면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자신의 43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5번째 골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3952명의 축구팬들이 다 같이 열광하는 순간이었다.
황인범은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골바로 골대로 향해 공을 집어들었다. 이어 공을 들고 센터서클로 뛰어갔다. 동점골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하지만 황인범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기쁨을 애써 숨기려 하진 않았다.
황인범은 설익은 유망주 시절 파울루 벤투 전 감독에게 발탁된 뒤 핵심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처음에는 실력에 대한 물음표가 붙기도 했지만 벤투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대표팀 중원의 핵심임을 증명했다.
황인범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대표팀 데뷔전 지난 24일 콜롬비아전에서 풀타임을 뛰면서 왕성한 활동량과 날카로운 패스, 끈질긴 수비력을 뽐냈다.
이날 경기에선 지난 콜롬비아전보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동시에 공격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결국 골까지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뽐냈다.
당시 콜롬비아전을 마친 뒤 황인범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가 미드필더 선수들에게 조금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기를 원했다”며 “공격적으로 나갈 때는 상대 진영까지 가서 과감하게 슈팅까지 마무리하는 경우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미드필더가 볼 터치를 더 공격적으로 하고, 경기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플레이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황인범은 클린스만 감독의 주문을 이날 우루과이전에서도 제대로 실천했다. 그런 황인범의 플레이를 클린스만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에도 황인범을 알고 있었고 카타르에서도 경기를 봤다”며 “이번에 처음 함께하며 본 모습은 역시나 뛰어났고 패스 길목을 찾는 능력이나 빠른 템포가 돋보였다.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다”고 극찬했다.
지난 콜롬비아전에 이어 우루과이전에서도 황인범은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단, 2경기지만 클린스만호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자원으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