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제주는 포항, 광주 등과 함께 K리그에서 미드필드 중심의 패싱게임을 펼치는 대표적인 팀이다. 수원은 서정원 감독 부임 후 줄곧 시도해 온 섬세한 축구가 3년차인 올해를 기점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제주는 전임 박경훈 감독의 유산을 조성환 감독이 계승,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가고 있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제주전을 앞두고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한 패스축구를 펼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한 스타일이다. 팬들을 위한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팀의 패스축구는 닮은 듯 다른 부분이 있고, 이것이 각각의 매력적인 축구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패스 기록은 10라운드까지 종합)
제주는 전체 패스 시도 중 숏패스의 비중이 굉장히 높았다. 전체 패스 4101회에서 57%에 해당하는 2388회가 짧은 패스였다. 수원의 경우 전체 4250회의 패스 중 짧은 패스는 2065회로 48.5%였다.
제주는 공격진영에서 펼쳐지는 위협적인 패스의 비중도 높았다. 패스가 시도된 영역을 데이터로 분석했을 때 제주는 공격진영에서 21.4%에 해당하는 876회가 시도됐다. 윤빛가람, 송진형, 로페즈, 배기종 등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트리는 패스로 찬스를 만드는 패턴이 많은 것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였다.
같은 영역에서 수원은 770회의 패스를 시도, 18.1%를 기록했다. 패스의 방향에서도 제주는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가 1,673회로 40.8%를 기록 횡패스(1893회, 46/2%)에 버금가는 비중을 갖고 있음이 확인됐다.
공격적인 성향의 제주와 달리 수원은 패스 길이, 영역에서 고른 비중을 보였다. 단거리 패스(2065회 시도, 48.6%), 중거리 패스(1586회, 37.3%)를 고루 섞어가며 경기를 풀어갔다.
권창훈, 이상호, 산토스 등 짧은 패스 중심으로 풀어갈 수 있는 선수와 염기훈, 홍철, 민상기 등 긴 패스 중심으로 풀어갈 수 있는 선수가 동시에 있기 때문이다. 패스 영역은 제주와 비교해 중원에서의 비중이 높았다. 58.2%에 달하는 2472회의 패스가 중원에서 이뤄졌는데 서정원 감독이 중시하는 빌드업의 영향이 컸다. 수원의 패스 중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횡패스 비중이 월등하다는 점이었다. 2,148회의 횡패스를 시도했는데 패스 방향 비중의 50.5%에 달했다. 35.2%의 비중을 차지하는 전방 패스와 15% 이상의 차이가 났다.
제주의 경우 전방 패스는 40.8%, 횡 패스는 46.2%로 비중 차가 5%를 조금 넘었다. 이 특징은 역시 염기훈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횡패스를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보니 확률 높은 패스 루트를 택한 데서 비롯됐다.
‘크로스의 달인’ 염기훈과 ‘패스마스터’ 윤빛가람의 패싱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올 시즌 염기훈은 새로운 전성기를 열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탁월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5골 6도움으로 득점 2위, 도움 1위에 올라 있다. 10경기에서 11개의 공격포인트(1위, 2위 에두는 7개)를 기록, 경기당 1.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해결사이자 조력자로서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염기훈은 10라운드까지 키 패스 37회를 기록, 이 부문에서 2위 이종민을 9개 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크로스 부문에서는 44회를 기록, 50회의 김태환에 이은 2위지만 성공률에서는 34.1%로 김태환(12%), 안용우(43회, 성률 23.3%), 임창우(39회, 23.1%) 등 경쟁자들보다 월등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윤빛가람은 K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패서 중 한명이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패스 부문에서 윤빛가람은 10라운드까지 총 570회의 패스를 시도, 오스마르(693회), 손준호(651회)에 이은 3위를 기록 중이다.
성공률에서는 80%로 오스마르(82.1%)보다 다소 낮지만 윤빛가람의 경우 성공 확률이 높지 않은 전방으로의 침투 패스를 주로 한다는 점에서 이 수치 역시 인상적이다. 공격포인트는 1골 1도움에 불과하지만 대전과의 3라운드에서 배기종의 골을 돕는 환상적인 침투 패스로 큰 화제가 됐다.
연계 플레이에서는 자신이 마지막 패스를 책임지기보다는 로페즈, 강수일, 배기종 등 공격진을 살리는 과정의 패스에 더 집중하며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수원은 제주와의 홈경기 테마를 ‘응답하라 1995’로 정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홈 구장인 빅버드의 분위기는 20년전으로 돌아간다. 경기장에 송출되는 음악, 전광판의 느낌까지 모두 90년대 분위기로 탈바꿈한다. 또한 수원의 마스코트 아길레온 가족이 중앙광장에서 90년대 히트곡이었던 H.O.T의 캔디와 터보의 트위스트킹 노래에 맞춰 댄스 공연을 펼친다.
수원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실시하고 있는 릴레이 이벤트인 ‘레전드 데이’의 네 번째 주인공은 수원의 초대 감독인 김호 감독이다. 김호 감독은 모처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팬들에게 인사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김호 감독은 경기에 앞서 수원의 응원반 어린이 2명과 함께 공동 시축을 진행한다. 하프타임에는 20살 성인이 된 수원과 95년생 수원 팬이 주인공인 성인식 이벤트에 참가해 성인이 된 수원과 수원 팬들에게 ‘푸른 장미’를 전달한다.
수원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제작한 ‘20주년 레트로 유니폼’ 화보 브로마이드도 각 게이트에서 판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