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주(27)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김효주는 27일 경기도 포천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장 메이저다운 대회”라며 “목표로 세운 것을 꼭 이루도록 잘해보겠다”고 밝혔다.
김효주의 1차 목표는 톱10에 드는 것이다. 경기하면서 감각을 찾아가는 그는 톱10을 목표로 하되 경기 막바지에 상위권에 들면 우승을 노린다. 김효주는 “아직 대회가 시작하기 전이니까 일단 목표는 톱10”이라며 빙긋 웃었다.
2014년까지 KLPGA 투어에서 활동한 김효주는 당시 메이저 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제패했다. 그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도 정상에 올랐지만 당시는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기 전이어서 메이저 우승으로는 인정받지 못한다. 한화 클래식은 2017년에 메이저로 승격됐다. 따라서 김효주는 5대 메이저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번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5개 메이저 대회 중 4개 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KLPGA 투어 역사상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없다. 역대 가장 많은 메이저 우승인 7승을 기록한 고우순(58)은 KLPGA 챔피언십 4승, 한국여자오픈 3승을 거뒀고 메이저 5승의 신지애(34)도 KLPGA 챔피언십(2승), 한국여자오픈(2승), KB금융 스타챔피언십(1승) 등 3개 대회 우승만 기록했다.
김효주와 역대 메이저 다승자 공동 3위에 오른 장하나(30·메이저 4승)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해야 한다. 이 부문 공동 6위 전인지(28·메이저 3승)도 KLPGA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야 한다. 김효주가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투어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는 다 우승했는데 이 대회에서만 못했다”는 김효주는 한화금융 클래식이 메이저 대회로 승격되기 전이라 메이저 우승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 그럼 다음에 다시 우승하러 오겠다”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
그는 “갤러리가 허용된 뒤 처음으로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거라 많은 분들이 오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그래야 선수들도 힘이 나고 재밌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예전에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시절이 생각날 것 같고 추억을 되살리면서 경기할 것 같아 기대되고 많이 설렌다”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의 코스 잔디 성향이 너무 달라서 어렵다. 오늘 연습을 돌아보니 그린도 많이 딱딱했다”며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공략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효주는 2014년 KLPGA 투어 메이저 3개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을 포함해 5승을 휩쓸었고 그해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제패한 원조 천재 소녀다. 2015년 미국으로 진출한 뒤 2017, 2018년에는 슬럼프에 빠졌지만 2020년 국내 대회 2승을 거둔 뒤 지난해와 올해 LPGA 투어에서 1승씩을 올리며 다시 김효주다운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힘든 시절에 ‘하루만 쉴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가장 좋아하는 게 골프다 보니 막상 쉬면 할 게 없었다. 그러다 보니 골프가 점점 좋아졌고 그러면서 공이 다시 잘 맞고 재밌어졌다”며 “미국 생활을 하면서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내가 좋아하는 골프를 전보다 더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은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경기도 포천시의 일동레이크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김효주는 40년 만에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박현경(22), 지난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유해란(21)과 함께 28일 낮 12시 30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