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 국제대회 유치 본격 시동 걸었다

스포츠팀 기자I 2017.04.09 16:22:10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한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남북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평양 사진공동취재단
[평양 공동취재단=이데일리] 북한축구가 각종 국제대회 유치 움직임을 드러내고 있다. 비교적 부담이 덜한 작은 대회부터 유치해서 역량을 늘려나가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여자아시안컵 예선이 열리는 평양에서 국내취재진과 만난 뒤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10월31일부터 11월7일까지 열리는 2018년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대회 예선 유치를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U-19 아시아선수권은 2년마다 열리는데 1년 전 예선을 실시해 본선에 갈 16개국을 가려낸다. 예선엔 총 44개국이 출전 의향을 드러냈으며 4~5개팀이 10개조로 나뉘어 각 조 1위 10개국,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5개국이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본선에 합류한다.

북한은 4~5개팀이 리그전처럼 펼치는 예선 개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오는 11일까지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아시안컵 예선과 규모 및 성격이 거의 비슷하다.

북한이 갑자기 국제대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뭘까. 우선 한은경 북한축구협회장의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 출마 등과 더불어 국제축구계에 보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 지난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뒤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여자아시안컵을 개최한 김일성경기장, 15만명 수용 규모인 능라도의 ‘5월1일 경기장’이 있고 평양에 있는 국제축구학교 등에 연습구장도 있어 작은 규모의 국제대회를 개최할 시설도 있다.

아울러 모든 시설 및 인력이 국가 소유인 것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AFC는 이번 여자아시안컵 예선 유치 국가에 20만 달러(약 2억2700만원)를 보조했다. 한국의 경우는 이 돈을 받아도 수억원의 적자가 불가피한데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선 다른 얘기가 된다.

각종 스포츠대회 유치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고 관광객까지 끌어당긴다는 포석도 있다. 실제로 여자아시안컵 기간 중엔 평양의 만경대상마라톤경기(9일)도 함께 열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중심으로 꽤 많은 외국인들이 평양의 대표적인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에 몰렸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평양의 변화와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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