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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의 반란' 삼성생명, 챔프전 우승 이룬 최초 4위팀

이석무 기자I 2021.03.15 21:15:49
1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KB 스타즈에 승리하며 3승 2패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삼성생명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여자 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이 ‘대반전드라마’를 완성하면서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를 새로 썼다.

삼성생명은 15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1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마지막 5차전에서 청주 KB를 74-57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여자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정규리그 4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기적을 일궈냈다. 그전에 4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적은 2001년 겨울리그 한빛은행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한빛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원래 여자프로농구는 지난 시즌까지 3위까지만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 4위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그 혜택을 처음 본 팀이 삼성생명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우승까지 일궈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생명이 보여준 저력은 4위팀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플레이오프에서 정규시즌 1위팀 우리은행을 꺾은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선 정규시즌 2위팀 KB까지 제압했다.

아울러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팀이 우승한 것도 여자프로농구에선 처음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4승 16패로 승률 46.7%에 그쳤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 축구, 농구, 배구를 통틀어서 삼성생명 이전에 5할 승률 미만 팀이 우승한 것은 35년 전인 1986년 프로축구 포항제철이 처음이었다.

당시 포항제철은 춘계와 추계로 나뉘어 열린 프로리그에서 합산 5승 8무 7패를 기록하고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포항제철은 춘계 리그에서 3승 6무 1패로 1위를 차지, 챔피언결정전 진출 자격을 일찌감치 확보했기 때문에 추계 리그에서 100% 전력을 쏟지 않았다.

삼성생명 이전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정규시즌 최저 승률팀은 여자 프로배구 2007~08시즌 GS칼텍스였다. 당시 GS칼텍스는 정규리그 14승 14패 승률 5할을 기록한 뒤 챔프전에서 우승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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