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좌완 장원준과 포수 강민호는 다 아는 절친이다. 롯데 입단 동기로 동갑내기 절친이다. 룸메이트도 한동안 해왔고 워낙 말도 잘 통해 사석에서도 자주 자리를 갖는 사이다. “서로를 모르는 게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둘은 입을 모은다.
일년 만이다. 올시즌 초 FA 자격을 얻었던 장원준이 롯데를 떠나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강민호-장원준 베터리도 잠시 헤어짐을 맞았다. 그러다 1년만에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장원준의 대표팀 발탁을 자신의 일처럼 반긴 선수 중 하나가 강민호다.
결과도 좋았다. 장원준은 한국대표팀이 일본에 완패를 당하고 만난 B조 2차전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로 나서 7회까지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이후 대표팀이 3연승으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도 흔들릴 듯 흔들리지 않았던 장원준 덕분이었다.
장원준은 1년 새 더 강한 투수가 됐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당당한 주역. 장원준을 잡기 위한 두산의 노력도 무모한 투자가 아닌 ‘값진 투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장원준은 그간 큰 경기에 약한 선수라는 이미지도 확실히 떼어낸 계기가 됐다.
오랜만에 절친과 호흡을 맞춰 본 강민호는 “우리 원준이가 능구렁이가 다 됐더라”면서 웃었다. 구질이나 구위나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장원준에게서 확실히 베테랑다운 여유가 보인다는 것이었다. 팀내에서의 위치나 믿음, 삶의 여유 등 모든 면에서 장원준에게선 다른 향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서도 그렇다. 장원준은 야수들의 보이지 않는 실책, 빗맞은 안타 등 다소 멘탈이 흔들릴 수 있었던 부분에서도 잘 버텨냈다. 강민호는 “분명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태연하게 처리하더라. 확실히 여유가 생겼고 경기 운영면에서도 능구렁이가 다 된 것 같더라”고 했다.
장원준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등 포스트시즌에서도 팀 성패를 좌우한, 중압감이 큰 경기들을 잘 이겨내왔다. 그리고 또 한 번 장원준의 여유가 필요한 경기가 찾아왔다. 장원준은 16일 열리는 8강 쿠바전에 또 한 번 선발 중책을 맡게 됐다. 강민호는 장원준의 여유를, 그리고 두 사람의 호흡을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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