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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4일 오후 7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개최국 일본과 승자 준결승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이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결승에 직행해 최소 은메달을 확보한다. 지더라도 패자부활전을 통해 결승에 오를 기회는 있다. 하지만 한일전은 메달 색깔을 넘어 양국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특히 한국 입장에선 자신감이라는 측면에서도 일본을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도 풀리그에서 일본을 이긴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고 그 결과 4강전 재대결 승리까지 연결될 수 있었다.
실리적인 부분에서도 승자 준결승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승자 준결승에서 패한 팀은 패자부활전에서 올라온 팀과 두 번째 준결승을 치러야 한다. 반면 준결승에서 이기면 결승에 직행한다.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을 덜고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한국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대회 초반에는 고전했다. 조별리그를 1승 1패로 마친 한국은 1일 녹아웃 스테이지 1차전에서도 도미니카공화국에 1-3으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말 기적같은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2일 이스라엘과이 녹아웃 스테이지 2차전에서 11-1, 7회 콜드게임으로 제압하고 승자 준결승전에 선착했다.
세계랭킹 1위 일본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이번 대회 3연승으로 승자 준결승에 합류했다. 특히 2일 미국과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5-6으로 끌려가다 9회말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은 일본이 한 수 앞선다. 한국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을 벌였지만 모두 패했다. 일본은 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칼을 갈았다.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고 대회 몇 달 전부터 대표팀을 소집하고 평가전을 치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일본의 자존심을 야구에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냥 물러날 생각이 없다. 특히 강백호(KT), 이정후(키움), 이의리(KIA) 등 젊은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김현수(LG), 양의지(NC) 등 베테랑들도 팀 전체를 훌륭히 이끌고 있다. 마치 2008년 베이징 대회 우승 당시 끈끈했던 팀워크가 재현된 느낌이다.
일본전 선발투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선발후보로는 고영표(KT) 원태인(삼성)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일본전에서 좌완이 잘 던졌던 점을 감안하면 차우찬(LG)이나 김진욱(롯데)이 깜짝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누가 선발로 나서든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은 적다. 짧게 이어 던지는 물량공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려 일본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선발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가 유력하다. 23살의 야마모토는 이번 시즌 16경기에서 113⅔이닝을 던져 9승 5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했다. 150km 후반 패스트볼과 150km 스플리터를 던진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 1볼넷 9탈삼진으로 호투했다.
한국이 야마모토를 상대로 많은 점수를 뺏기는 쉽지 않다. 결국 우리 투수진이 얼마나 대등하게 맞서느냐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이나바 일본 대표팀 감독은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경기 막판 끈기가 있고 강한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우리의 경기를 잘해나가고 있다. 흔들리지 않고 돌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