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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은 4일 서울은행회관에서 열린 ‘영화진흥위언회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영진위는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이다”고 대국민 사과했다.
오 위원장은 “영진위는 2009년 당시 각종 지원사업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사실상 청와대와 국정원 등 정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원작(자)을 결정하는 편법 심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2009년 단체 지원사업’에서 촛불시위 참여단체 배제 △2010년 영상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위탁사업의 공모제 전환과 사업자 선정 과정 부당 개입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다양성영화 배급지원사업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등의 지원 대상자를 결정하면서 심사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 등이 있음을 밝혔다.
오 위원장은 “앞으로 영진위 내부 ‘영화진흥위원회 과거사 진상규명 및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도 문체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와 연계한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아울러 자체 조사와 피해사례로 언급되지 않은 미규명 사건에 대해서도 신고와 제보를 받고, 별도 조사를 병행해 여러 배제와 차별, 탄압 사계를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를 입은 영화인에게는 사과와 피해 복원 등 가능한 후속 조치와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위원장은 “지난 수 년 간 자행된 블랙리스트 실행 과오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실있는 영화진흥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한국영화의 상징인 영화진흥위원회 위상을 실추시켜 영화인들의 자긍심을 훼손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참회하고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 사과문 전문
오늘도 치열한 현장에서 분주하신 영화인 여러분, 그리고 한국영화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은 참회의 뜻을 담아 정중하게 사과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도 너무 많이 늦었습니다. 아직 진상이 명백하게 규명되지 않은 일도 적지 않고 밝혀진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조치도 턱없이 미흡합니다. 부단히 되돌아보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999년 영화진흥공사에서 민간자율기관으로 거듭난, ‘영화에 관한 지원 역할을 위임받는 범국가부문의 전문기구로서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지만 정책적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 분권자율기관이자 준정부기관’입니다. 하지만 지난 십 년 가량 이런 중차대한 역할과는 상반된 ‘블랙리스트 실행기관’ 노릇을 했고, 위상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블랙리스트로 영화계를 옥죄며 헌법 질서를 무너뜨린 지난 정부의 파행에 맥없이 잠식당하고 말았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09년 당시 각종 지원사업 심사에 부당하게 개입하여 사실상 청와대와 국정원 등 정부 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원작(자)을 결정하는 편법 심사를 자행했습니다. 이는 2008년 8월 당시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에서 주도한 ‘문화권력 균형화전략’에 따라 실행된 조치라는 분석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09년 단체 지원사업’에서 촛불시위 참여단체 배제 건을 시작으로, 2010년 영상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위탁사업의 공모제 전환과 사업자 선정 과정 부당 개입,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다양성영화 배급지원사업’ ‘예술영화전용관 지원사업’ 등의 지원 대상자를 결정하면서 심사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하여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다이빙벨>을 상영한 여러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들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였고, 나아가 작품 상영의 결정을 제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 수행 방식을 변경하였습니다. 또한 <다이빙벨>을 상영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절반으로 삭감하였습니다. 이런 과정들에서 심사과정에 개입하기 쉽게 할 목적으로 심사위원 풀 구성과 심사위원 선정방식을 변경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관계 당국은 특정 영화인 배제 지침을 영화진흥위원회에 하달하고, 영화진흥위원회는 각종 지원 신청작(자)에서 이 지침과 가이드라인에 해당하는 작품과 영화인을 선별하여 보고하였고, 관계 당국은 특정 작품의 지원배제 여부를 영화진흥위원회에 통보했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편법 심사에 협조할 수 있는 심사위원을 선정하는 것은 물론 심사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여 통보받은 작품과 영화인을 배제하여 영화발전기금 지원을 막았습니다. 심지어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영화진흥위원회 내부 직원을 별도 관리하여 불이익을 준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원 배제된 영화와 영화사, 영화인은 지금까지 감사원 기관운영감사,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자 재판 판결, 문체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문체부 진상조사위’) 중간 조사결과 등을 통해 밝혀진 것만 해도 무려 56건입니다. 머지않아 조사를 종료하고 발표할 문체부 진상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 목록은 더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결과에 대해서도 정중한 사과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습니다.
앞으로 영화진흥위원회 내부 ‘영화진흥위원회 과거사 진상규명 및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도 문체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와 연계한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아울러 자체 조사와 피해사례로 언급되지 않은 미규명 사건에 대해서도 신고와 제보를 받고, 별도 조사를 병행해 여러 배제와 차별, 탄압 사계를 면밀하게 조사하겠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를 입은 영화인에게는 사과와 피해 복원 등 가능한 후속 조치와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을 적극 강구하겠습니다.
지난 수 년 간 자행된 블랙리스트 실행 과오뿐만 아니라 그동안 내실있는 영화진흥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할 책임을 방기하고 한국영화의 상징인 영화진흥위원회 위상을 실추시켜 영화인들의 자긍심을 훼손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참회하고 정중하게 사과합니다.
지난주에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블랙리스트에 따른 차별과 배제 실행에 따른 피해자 여러분께 위원장이 직접 전화로 사과를 했습니다.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셔서 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사과를 받기에 아직 이르다며 주신호된 질책은 깊이 새겨 더 많은 일로 보답하겠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구성원 모두는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일원이자 공무수행자로서 영화진흥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투철한 공공성에 입각한 원칙을 준수하고, 다시 흔쾌한 박수를 보내주실 때까지 한 치도 방식하지 않고 영화진흥위원회가 본령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8년 4월4일
영화진흥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