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창단 52년 만에 감격의 월드시리즈 첫 우승

이석무 기자I 2017.11.02 13:01:23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62년 창단 후 55년 만에 처음으로 감격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봤다.

휴스턴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초반에 뽑은 5점을 끝까지 잘 지켜 5-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휴스턴은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다저스를 누르고 대망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했다.

휴스턴은 1962년 휴스턴 콜츠45s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하지만 당시 ‘콜츠’라는 이름의 권총을 제작하는 회사에 반대에 부딪혀 1945년 ‘우주비행사’를 뜻하는 지금의 애스트로스로 팀명을 바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자리한 곳이 바로 휴스턴이다.

휴스턴은 창단 후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2005년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월드시리즈에 유일하게 진출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고개를 숙였다. 55년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69년)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두 번째로 긴 우승 가뭄이다.

휴스턴 선수들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유니폼 상의에 ‘휴스턴 스트롱(Houston Strong)’이라는 패치를 달고 경기에 임했다.

휴스턴은 지난 8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었다.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돼 홈구장인 미닛메이드 파크 대신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에서 홈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휴스턴 선수들은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휴스턴 지역 주민의 상처를 씻겠다는 각오로 그라운드에 나섰다. ‘휴스턴 스트롱’ 패치는 선수와 도시를 하나로 묶는 상징이었다.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101승61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휴스턴은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의 두 명문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를 각각 3승1패, 4승3패로 꺾고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휴스턴은 1차전을 먼저 내줬지만 2,3차전을 내리 이기고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후 승패를 주고받으면서 3승3패가 됐고 이날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를 펼쳤다. 결국 마지막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다저스를 이기면서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반면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지만 휴스턴의 저력에 막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초반부터 긴장감이 가득했던 7차전 승부는 초반에 갈렸다. 휴스턴은 다저스 선발 다르빗슈 유를 집중 공략했다.

1회초 선두타자 조지 스프링어가 좌측 2루타로 출루한 뒤 알렉스 브레그먼 타석 때 나온 다저스 1루수 코디 벨린저의 송구 실책으로 간단히 선취점을 뽑았다.

2루까지 진루한 브레그먼은 호세 알투베 타석 때 3루 도루에 성공했고 알투베의 1루수 땅볼 때 홈을 밟아 두 번째 점수를 휴스턴에 선물했다.

2회초에는 볼넷과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기회에서 투수 랜스 맥컬럿 주니어의 내야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는 스프링어의 중월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5-0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다저스는 뒤늦게 다르빗슈를 마운드에서 내렸지만 버스는 지나간 뒤였다. 다저스는 3회부터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마운드에 올렸다. 5차전 선발로 나선 뒤 겨우 이틀 쉬고 출전한 커쇼는 4이닝을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는 투혼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마무리 켄리 잰슨을 7회에 올리고 선발투수 알렉스 우드를 8회에 등판시키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휴스턴은 강했다. 휴스턴은 선발 맥컬러스를 2⅓이닝(3피안타 무실점)만에 내리고 빠르게 투수 교체를 가져갔다. 6회부터는 선발투수인 찰리 모튼을 투입했다. 모튼은 혼자 4이닝을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다저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다저스는 1회말 2사 만루, 2회말 1사 1, 2루, 3회말 무사 1, 2루, 5회말 1사 1, 2루 등 초반에 여러차례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살리지 못했다. 5회까지 잔루가 무려 8개나 됐다.

다저스는 6회말 1사 1, 2루에서 대타 앤드리 이시어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7회부터는 한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고 힘없이 고개 숙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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