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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몬스터 유니온' 설립, "공영방송의 지나친 상업화" 지적

이정현 기자I 2016.07.07 14:18:44
KBS 홈페이지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수신료 올려달라던 KBS가 직접 방송 콘텐츠 전문 제작사를 설립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공격적인 행보가 공영방송의 틀을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KBS는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 유니온’을 8월 출범시킨다고 6일 밝혔다. KBS와 KBS미디어, KBS N 등 계열사가 공동 출자했다.

‘몬스터 유니온’은 출범에 발맞춰 연예계 주요인사 및 KBS 출신 스타 PD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싸이더스 매니지먼트 본부장 및 콘텐츠 제작 본부장 출신 박성혜 씨가 CEO를 맡는다. 예능 부문장은 서수민 KBS PD, 드라마 부문장을 문보현 KBS 전 드라마국장이 각각 맡는다. 이밖에 이정섭 PD, 유현기 PD, 한석권 제작총괄 등이 함께한다.

KBS는 ‘몬스터 유니온’ 출범에 대해 “KBS의 핵심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타 제작사와 다양한 형태의 공동개발, 공동제작을 활발하게 모색하는 등 본사의 간섭이 없는 완전한 자율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친화적인 조직을 구성해 중국 한류를 공략, 스타 중심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한류를 조성하겠다는 각오다. 다시 말해 외주제작사를 통해 성공을 거둔 ‘태양의 후예’같은 작품을 직접 만들겠다는 것.

문제는 ‘몬스터 유니온’이 스타 PD 영입과정에서 제시한 막대한 계약금이 어디서 왔느냐다. KBS가 수신료로 운영되는데 이를 모아 외주제작사를 차리고 수억원의 거액 연봉을 주는 게 타당한지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해외투자 유치에 직접 나서고 부가판권 및 미디어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 역시 공영방송 KBS의 역할인지 한국 콘텐츠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앞서 외주제작사 연합체인 독립제작사협회는 지난달 23일 ‘몬스터 유니온’ 설립 움직임을 듣고 “지상파라는 거대 유통 권력을 가진 방송사가 드라마 제작 및 부가 판권 사업, 해외 투자 유치 등에 직접 나서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배대식 독립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이데일리 스타in에 “KBS는 이미 자회사 KBS미디어에 일감 몰아주기가 가능한데, ‘몬스터 유니온’ 설립을 통해 나머지마저 독식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많은 드라마제작사와 비드라마제작사, 독립PD는 하청에 하청을 받는 신세가 되거나 도산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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