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현역 최다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26)는 지난해부터 겪은 3차 신경계 통증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25일 경기 양주시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24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에프엔씨(크리스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 1라운드를 공동 3위로 마친 박민지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박민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3차 신경계 통증을 겪으며 한때 투어 활동을 잠시 중단하기도 했다. 오른쪽 머리에 계속 통증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지난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 출전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통증이 재발해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민지는 이달 초 국내 개막전이 시작되고 4주 만에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오랜만에 치른 실전임에도 불구하고 박민지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 그룹과 1타 차 공동 3위로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박민지는 1라운드 후 공식 인터뷰에서 “2주 전부터 통증이 아예 없어서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매일매일 건강하고 착실하게 사는 걸 목표로 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 규칙적인 생활에 신경 쓰고 있다.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걸 알려준 고마운 병”이라고 덧붙였다.
3차 신경계 통증은 희귀한 병이다. 10만 명 중 5~6명 정도만 앓을 정도로 걸리는 사람이 드물다. 박민지는 “그동안 저는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항상 희생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샷 하나 칠 때마다 신경을 너무 많이 썼다. 모든 게 복합적으로 좋지 않게 작용해서 통증을 앓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박민지를 100%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 박민지는 그동안 골프가 싫었지만, 필드에 나와 골프를 치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박민지는 “골프를 치기 위해 밖에 나와 있는 것 자체가 건강한 건데 그 소중함을 잘 몰랐다. 이번 아픔으로 많은 걸 배웠다. 원래 서른이 되면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마흔까지 골프를 치고 싶다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현재 KLPGA 투어 18승으로 현역 최다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는 3승만 더 보태면 KLPGA 투어 역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다. 현재 최다승은 고(故) 구옥희, 신지애(36)가 가진 20승이다.
한국여자오픈, KB금융 스타챔피언십,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 타이틀을 가진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KLPGA 투어 선수 최초로 4개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쓴다.
박민지는 “감정을 빼고 이성을 더 발휘하는 플레이를 하겠다. 메이저는 나흘 내내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며 “성숙한 플레이를 하면 라운드가 덜 후회될 것이다. 조금 실수가 나와도 저에게 관대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