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봅슬레이 간판스타 원윤종(31)-서영우(25)가 하늘나라로 떠난 故 말콤 로이드 코치를 향해 눈물로 고마움을 전했다.
원윤종-서영우는 16일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MVP에 등극했다.
봅슬레이를 접하기 전까지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원윤종-서영우는 2010년 팀을 결성한 후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기량을 발전시켜왔다.
그 결과 이번 시즌 드디어 큰 결실을 일궈냈다.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따냈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에 오르는 등 발군의 기량을 뽐내며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 된 원윤종과 서영우는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썰매 대표팀 선수들과 동고동락했지만 지난 1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영국 출신의 로이드 코치에 대한 마음 때문이었다. 로이드 코치는 봅슬레이 불모지인 한국에 영국의 선진 기술을 전수하고 선수 맞춤형 훈련으로 ‘기적의 레이스’를 이끈 주인공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로이드 코치는 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원윤종은 로이드 코치의 부인이 직접 선물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무대에 올랐다. 원윤종은 계속 흐르는 눈물때문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서영우는 로이드 코치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해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서영우는 “코치님은 훌륭한 지도자였을 뿐 아니라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익숙하지 않은 트랙에서 두려움이 있을 때도 항상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을 해주셨고 덕분에 고된 훈련 과정을 버틸 수 있었다”며 “코치님은 언제나 우리 가슴 속에 함께할 것이다. 평창에서 메달을 따내 영전에 바치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우수선수상은 리우 올림픽에서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태권도의 이대훈과 세계양궁연맹(WA) 월드컵 파이널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등극한 양궁의 최미선이 수상했다. 또한 배드민턴 남자복식(이용대·유연성)이 우수단체상, 윤성빈(스켈레톤)과 유영(피겨스케이팅)이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우수장애인선수상은 비장애인 유도에서 시각장애인 유도로 전향해 2015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유도의 이정민에게 돌아갔다. ‘한국 탁구의 산증인’ 이에리사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 체육인들의 열악한 복지 환경 개선에 앞장선 공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했다.
코카콜라 체육대상은 한국 코카콜라가 상대적으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아마추어 스포츠분야에서 역량 있는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전 종목을 망라해 가장 발군의 업적을 보인 아마추어 선수를 선정해 연간 시상식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