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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막을 내린 ‘구여친클럽’은 금토 미니시리즈 흥행 실패작이었다. 시청률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고, 화제성에선 호평보다 혹평을 받았다. 결국 조기종영됐다.
후속작에 기대가 쏠리는 건 흥미로운 공식 때문이기도 하다. 새 금토 미니시리즈 ‘오 나의 귀신님’(이하 ‘귀신님’)은 흥행에 성공할 차례다. 박보영, 조정석. 캐스팅부터 기대를 높인 라인업이었다. 서인국을 주연급으로 성장시킨 ‘고교처세왕’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해낸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더한다. ‘귀신님’은 과연 ‘대박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까.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 기운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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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님’은 음탕한 처녀 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에게 빙의된 소심한 주방보조 나봉선(박보영 분)과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 셰프 강선우(조정석 분)의 응큼발칙 로맨스 드라마다. 여자주인공을 2개 캐릭터로 분류해둔 대목이 구미를 당긴다. ‘고교처세왕’에서 남자 주인공을 10대 고등학생과 20대 직장인 등 1인2역으로 설정했던 것과 비슷한 구도다. 한 사람인 듯 두 사람인 캐릭터로 열연해야 할 김슬기, 박보영의 호흡은 ‘귀신님’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소심한 성격에 친한 친구도 없는 나봉선. 자신감 제로인 이 여자가 신순애를 만나 ‘음탕녀’로 거듭난다. 박보영일 땐 소심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김슬기에 빙의되는 순간 180도 바뀌는 셈이다. ‘국민 여동생’이라 불리는 박보영, ‘국민 욕 여동생’이라 불리는 김슬기의 묘한 콜래보레이션은 일찌감치 제작진의 극찬을 끌어낸 바 있다.
박보영은 “슬기씨와 나는 작품 전 만나서 어떻게 중간 지점을 찾아서 맞춰야 할지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그 전에 슬기씨가 했던 연기를 찾어서 참고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공통된 부분을 찾아서 극대화시켜 보려주려고 합의점을 찾았다”고 덧붙였다.
김슬기는 “조언을 할 게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하게 캐릭터를 소화했다”며 “리딩을 할 때도 박보영이 하는 거냐, 김슬기가 하는 거냐 헷갈려 할만큼 생각보다 호흡일 잘 맞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내가 보영 언니를 보며 맞추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언니도 그렇게 해줬다”며 “같이 노력해서 좋은 캐릭터 라인이 잡힌 것 같아 고마울 따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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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장르’의 완성도에도 기대를 걸 만 하다. ‘귀신님’은 로맨틱 코미디에 귀신이라는 소재로 스릴감까지 안길 계획. 학교물, 미스터리, 멜로,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군더더기 없는 에피소드로 엮는 데 성공한 ‘고교처세왕’과 역시 비교해 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유제원 감독과 대본을 쓴 양희승 작가는 1년에 걸쳐 이 작품을 준비했다. 양 작가는 “여름에 어울리는 귀신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보고 싶었다”며 “나약한 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귀신의 도움을 받아 사랑을 쟁취하고 한껏 더 성장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교처세왕’ 이후 서로에 대한 신뢰는 깊어졌다. 자연스럽게 작품 완성도에 대한 기대도 높아진다. 유 감독은 “‘고교처세왕’때 이 신은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던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재미있었던 경험을 쌓게 됐다. 그런 부분에서 작가님을 더 믿게 됐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작가 역시 “연출에 남다른 감각이 있는 분이다. 처음 도움을 받았던 ‘고교처세왕’에서도 좋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서로를 더 알고 있는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맞는 호흡’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양 작가가 강조한 ‘귀신님’의 포인트는 재미 안에서 찾는 따뜻함이다. 양 작가는 “1인2역이라는 설정을 딱히 선호하는 건 아닌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한 가지 면만 갖고 있진 않다”며 “내 안에 다른 인물이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면이 있는 것인데 이 드라마에선 귀신에 빙의된 설정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이 사람의 따뜻한 면모를 드러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7월3일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