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7년 묵은 책임감의 무게여

강민정 기자I 2015.11.17 18:18:04
‘슈퍼스타K7’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장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매 해 이러한 일들이 있어왔고 누군가 프로그램, 제작진을 사칭해 일반인 참가자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고,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일들이 진행되어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일반인 참가자와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다 보니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고 그들의 보호를 위해 더욱 조심하고 신경 써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부분이 미진하여 참가자들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제작진 말대로 매해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아쉬운 게 사실이다. 단 한번 남은 진정성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줘도 아까울 시간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불거진 논란에 힘이 빠진다. 케이블채널 Mnet ‘슈퍼스타K7’ 제작진에게 보다 ‘어마무시’한 집중력이 필요해 보인다.

갈등은 아직 완전히 봉합되지 않았다.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고 있다. ‘슈퍼스타K7’에 참가했다가 톱10의 문턱에서 탈락한 후 ‘악마의 편집 희생자’라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한 신예영과 말이다. 제작진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청자 여러분들께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심려 끼쳐드린 점 죄송합니다”라며 “무엇보다도 참가자 신예영씨에게 뜻하지 않게 상처를 준 점, 일반인으로서 처음 맞는 촬영 환경이었을 텐데 보다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신예영은 최근 SNS에 ‘슈퍼스타K7’과 관련한 폭로글을 올려 논란을 부추겼다. ‘악마의 편집’에 희생당한 당사자라는 주장과 함께 제작진의 프로그램 섭외, 대학교 겸임 교수의 계약 회유 등 자극적인 내용이 담긴 주장을 굽히지 않아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과 함께 신예영과의 입장 차를 좁히고 문제를 다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해명과 달리 여론은 차가웠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도가 높고, ‘슈퍼스타K’가 시즌7에 이르며 비슷한 논란이 반복됐던 터라 “그만 폐지해라”는 시청자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슈퍼스타K’는 물론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기획과 제작, 방송을 멈출 수 없는 건 매해 신기하게도 발견하게 되는 ‘원석’ 때문이다. 그 발굴의 의지, 전파의 기쁨, 확산의 뿌듯함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모든 것이자 음악 전문 채널 Mnet의 책임감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금요일 밤이 아닌 목요일 밤으로 편성을 옮겨 처음 방송한 ‘슈퍼스타K7’. “이거 아직도 해요?”라는 말이 들리지만 “7년째 본방 사수하고 있어요”라는 응원도 분명 존재한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리는 참가자가 매 해 줄지 않고, 늘고 있는 추세다. 국내 가요기획사 대표가 나와 조금 모자란 실력의 참가자부터 완성 단계에 오른 참가자까지 ‘직접 트레이닝’이라는 콘셉트로 오디션을 이끄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슈퍼스타K’는 매해 역대급 실력을 갱신한 참가자들과 함께 성장했다.

시즌7에 이르러 제작진이 참가자에게 휘둘리는 상황도 나왔고, 좀처럼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한 음악적인 색깔에 온전히 그들의 몫으로 무대 완성을 돌리기도 했다. 서인국이라는 ‘스타 탄생’을 시작으로 허각이라는 ‘인생 역전의 주인공’, 울랄라세션이라는 ‘엔터테이너’, 로이킴이라는 ‘싱어송라이터’를 배출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의 진화를 반복했다. 박시환이라는 ‘팬덤의 승리’를 이끌어내기도 했고 곽진언, 김필이라는 다양한 색을 펼쳐보였다. 그 끝에 ‘마성의 보컬’ 자밀킴, ‘음악 천재’ 케빈오를 만났다. 더불어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한 여성참가자, 천단비도 무대 위에 올렸다.

‘슈퍼스타K7’은 19일 케빈오와 천단비의 마지막 무대를 남겨두고 있다. 시청률 20%를 치솟던 인기는 아니라지만, 논란 하나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는 관심이 아직 남아있는 건 분명하다. 호평은 어렵고, 혹평은 쉬운 세상을 알만한 ‘슈퍼스타K7’ 제작진이 이번 시즌에서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은 일은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일에 따끔한 지적을 가한 대중 또한 재발 방지와 조속한 문제 해결을 약속한 제작진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에도 무게가 실린다. 논란은 논란이고 무대는 무대다. ‘신예영’이라는 참가자와 제작진이 겪은 아픈 일이 ‘코러스 여신’ 천단비와 ‘한국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케빈오의 노래까지 아프게 할 순 없는 일이다. 신예영의 상처 받은 마음을 보듬어줘야 하는 시간, 케빈오와 천단비의 진심을 살려내야 하는 시간, 어느 쪽도 쉽지 않고 길지 않은 시간이라 제작진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질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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