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투수를 선호하는 앤드루 프리드먼(38·다저스) 운영사장의 눈에 들어 지난겨울 ‘푼돈’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볼싱어는 데뷔전이던 지난 4월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서 ‘5.2이닝 5피안타 1실점 5탈삼진’ 등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5선발을 필요로 했던 다저스 입장에서 제법 중요한 경기였는데 볼싱어가 중압감을 뚫고 눈부신 피칭으로 화답했다.
5월13일 다시 호출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5.2이닝 5피안타 1실점 3탈삼진’ 등을 기록했던 그는 여세를 몰아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를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6탈삼진’ 등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2승(무패 평균자책점 1.04)을 챙겼다.
이날 볼싱어의 호투 속에 다저스는 단 3안타로 1점을 뽑아 1-0의 짜릿한 완봉승을 합작했다.
◇ 버림받던 그날은 참 행복했다
각각 류현진·맥카티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볼싱어와 카를로스 프리아스(25·다저스)의 거듭된 호투가 돈 매팅리(54·다저스) 감독이 바라는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 작업에 큰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돌이켜보면 자신을 드래프트한 구단으로부터 지명할당선수로 버림받아야 했던 볼싱어의 진가를 프리드먼은 놓치지 않았던 게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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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싱어는 다저스로 이적 소식을 접할 당시 고향인 아칸소주에서 풋볼 경기를 시청하고 있었다. 그는 “다저스 측에서 전화가 와 내 커브 볼의 회전력을 높이 평가했고 패스트볼(빠른공)의 구속 변화 역시 좋다고 했다. 그날 내가 응원하던 풋볼 팀도 30-0으로 이겼으니 결과적으로 참 좋은 날이지 않은가”라고 회상했다.
볼싱어는 본인 스스로 닮고 싶은 투수로 대니 해런(34·마이애미 말린스)이나 그렉 매덕스(49)를 꼽을 만큼 기교파 투수의 전형이다.
올 시즌 최고구속이 89마일(143km)을 넘긴 적이 없고 평균구속 87마일(140km)에 주무기 컷패스트볼(커터)은 86마일(138km)대다. 여기에 구속이 더 느린 커브가 추가된다. 벨로시티(구속)로만 보면 지극히 평범하다 못해 150km 강속구가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평균 미달인 우완 선발투수다.
◇ 느림보 투수가 지향하는 ‘두 가지’
볼싱어의 피칭은 오프시즌 다저스를 떠난 해런의 연상시킨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볼싱어는 “해런을 보라. 나처럼 전혀 강하게 던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웃카운트를 잘 잡아낸다”며 “때론 벨로시티가 모든 게 아닐 수 있다. 무브먼트(공끝의움직임)와 로케이션(제구)이다. 해런은 선수생활 내내 그것들을 정말로 잘 조합해왔다. 그게 바로 내가 지향하고 노력하는 목표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볼싱어는 또 매덕스를 연구하고 현역시절 그의 훈련방식 그대로를 따라 하길 원한다면서 “매덕스처럼 캐치볼 훈련을 진지한 자세로 시작했다. 연장선상에서 지금은 기본적으로 1회를 불펜에서 던지고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훈련에 임한다. 그렇게 하니 실전에서 더 많은 집중력이 생기게 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해런을 닮고 싶은 볼싱어는 해런 몸값의 약 5%(최저연봉)로 해런만큼 잘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팀의 중요한 자산으로 떠올랐다.
프리드먼이 다저스 시스템에 특유의 ‘저비용고효율’을 이식하고 있다면 볼싱어는 가장 좋은 본보기 중 하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그저 그런 투수 볼싱어에 의한 선발진의 안정은 매팅리를 흡족하게 하고 나아가 재발위험이 있는 류현진의 왼쪽어깨 재활기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흥밋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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