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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제주는 25일 남태희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태희는 최근 수년전까지도 국가대표 주전 멤버로 활발히 활약했다. A매치 통산 54경기에 출전해 7골을 기록했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11년 2월 10일 터키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2012년 2월 22일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오만전에선 15초 만에 득점을 터트려 화제를 모았다. 이는 역대 각급 대표팀 최단시간 득점 2위 기록이다. 부상 등으로 월드컵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런던 올림픽 동메달(2012),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2015) 당시 주역으로 활약했다.
남태희가 K리그 무대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태희는 현대고를 다니던 2009년 8월, 당시 18세 36일의 나이로 프랑스 1부리그 발랑시엔 FC 에서 프로 데뷔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한국인 최연소 유럽 5대 리그 데뷔 기록이었다.
2011년 12월 레크위야 SC(카타르)로 이적한 남태희는 알두하일 SC(2011~2019, 2021~2023), 알사드 SC(2019~2021)를 거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6~17시즌에는 카타르 스타스 리그에서 14골을 몰아치며 팀의 5번째 리그 우승을 선사하고 리그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쥐었다. ‘중동 메시’, ‘카타르 왕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남태희는 지난해 8월 중동 무대를 떠나 일본 J1리그 요코하마 F마리노스로 향했다. 후반기 맹활약을 펼쳤으며 올해 1월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 막을 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남태희는 오랜 고심 끝에 이적을 선택했다.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남태희의 최종 결정은 바로 제주였다.
남태희는 화력 부족(리그 최다 득점 10위, 25골)에 시달리는 제주의 고민을 해결해 줄 적임자라는 평가다. 드리블과 슈팅 능력은 물론 상대 허를 찌르는 패스 타이밍과 주고 들어가는 타이밍이 절묘하다.
‘슈틸리케 황태자’로 불리던 대표팀 전성기 시절에도 이러한 자신의 장점을 살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과 찰떡호흡을 보여줬다.
K리그 무대는 처음이지만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제주의 ‘레전드’인 구자철과 절친한 사이고, 제주 태생인 임창우는 남태희와 울산 유스 시절을 함께 보냈다. 중동 무대를 모두 경험했다는 공감대도 있어 서로 조언과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또한 최근 아시아쿼터제로 영입한 일본 출신 왼발 테크니션 카이나와는 최근까지 요코하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남태희는 카이나의 제주 임대 이적 당시 그의 SNS에 “화이팅”이라는 응원 댓글을 남기며 두터운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남태희는 “K리그1 무대는 처음으로 도전하지만 제주라는 좋은 팀에서 시작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며 “빠른 적응을 위해 내가 먼저 주황빛으로 빠르게 물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도 많아서 든든하다. 제주가 나를 선택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하고 싶다”면서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잘 알고 있고 그 물음과 기대를 그라운드 위에서 승리의 마침표로 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