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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는 27일(현지시각) 심장마비 치료 도중 향년 60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23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심장마비를 호소해 귀국과 동시에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다 닷새 만에 숨을 거뒀다. 대변인은 피셔가 이날 오전 8시 55분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캐리 피셔는 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에서 레아 공주로 출연하며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다. 조지 루커스 감독은 이날 인터뷰에서 “캐리 피셔는 ‘스타워즈’에서 우리의 영원한 레아 공주였다”며 “그의 가족, 지인, 그리고 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고 애도했다. ‘스타워즈’의 한 솔로를 연기한 배우 해리슨 포드는 “그는 특별했고 용감한 인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캐리는 1956년 미국 비버리 힐즈에서 가수이자 영화배우였던 고(故) 에디 피셔와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알려진 데비 레이놀즈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데비 레이놀즈는 페이스북에 딸의 죽음과 관련해 “내 사랑스럽고 멋진 딸의 재능을 알아봐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여러분들이 보내준 걱정과 기도에 감사드린다. 이제 그녀를 보내주려고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캐리는 열다섯의 나이에 브로드웨이 뮤지컬 ‘아이린’으로 무대 위에 처음 올랐다. 19세인 1975년 워넌 피티의 ‘샴푸’(1975)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피셔는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 ‘스타워즈 에피소드5-제국의 역습’(1980) ‘스타워즈 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1983) 등에 출연했고 지난해 개봉한 ‘스타워즈:깨어난 포스’에서도 해리스 포드와 함께 특별출연했다. 28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에서도 CG처리된 모습으로 등장했다. ‘무지개 아래’(1981), ‘프랑켄슈타인’(1984), ‘가보 토크’(1984), ‘한나와 그 자매들’(1986), ‘서기 258년’(1987), ‘달 위의 아마존 여인’(1987), ‘화이트 라이트닝’(2009) 등이 그의 대표작이다.
피셔는 1987년 자신이 겪은 코카인 중독 경험을 담은 소설 ‘포스트카즈 프롬 더 에지’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펴낸 자서전에서 해리슨 포드와 3개월간 불륜관계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피셔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멤버 폴 사이먼과 1년 동안 짧은 결혼생활을 보냈다. 두 사람은 1983년에 결혼해 이듬해 여름에 이혼했다. 이혼 후에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10년이 넘게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 사이먼의 1983년 노래 ‘Hearts and Bones’에 피셔와의 이야기가 묻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작은 2017년 12월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8’가 될 전망이다. 피셔는 에피소드 8에서 딸 빌리 로어드와 동반 출연했다. 루어드는 에피소드 7에서 저항군 장교 케이델 코 코닉스 역으로 잠깐 출연했고, 에피소드8에서 배역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