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사카 시립 중앙체육관. 남자배구 대표팀은 2016 월드리그 쿠바전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벤치 앞에서는 김성현 코치, 이경수 트레이너, 김정아 전력분석관, 매니저 김건우 씨까지 태블릿 하나를 둘러싸고 회의를 벌였다. 선수교체와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달 리우 올림픽 예선에서 사용해 봤지만 남자 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남성 감독의 지시를 받아 조작해야 하는 이경수 트레이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꼼꼼하게 체크했다. 혹시나 싶어 대표팀 통역을 맡은 나이토 타마미 씨도 세세한 질문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전달했다. 만약의 상황에서 실수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리우 올림픽 여자부 예선에서는 태국 대표팀이 태블릿 조작 문제로 곤혹을 겪은 적이 있다. 태국은 일본전에서 2-2로 맞선 5세트에서 12-6으로 앞서다 역전패를 당했다.
태블릿 PC로 선수 교체와 챌린지(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항의했고, 시간 지연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1점을 헌납한 것이다.
월드리그에서 사용하는 것도 당시와 똑같은 시스템이다. 단, 월드리그 2그룹에서는 챌린지 제도는 사용하지 않는다. FIVB는 여자부 예선에서 문제가 발생하자 남자부 예선에서는 시스템을 개선했다. 각 대표팀에도 사전에 조작법이 담긴 설명서를 보냈다.
일본배구협회 국제담당 직원인 타카이 아야씨는 “올림픽 예선은 처음 적용됐기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팀들이 있었다. 경기 전에 1~2번씩 직접 시연하면서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