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14일 만의 눈물은 기쁨이었다..메이저로 생애 첫 우승

김인오 기자I 2015.06.21 17:22:40
박성현이 21일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최종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인천=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박성현(22·넵스)이 14일 만에 또 울었다. 하지만 의미는 달랐다. 2주 전에는 불의의 역전패를 당한 슬픔의 표현이었다면 이번에는 기쁨을 마음껏 표출한 값진 눈물이었다.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로 일궈낸 박성현은 한국여자골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박성현은 21일 인천 청라에 있는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파72·6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7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트리플보기 1개, 보기 4개로 5오버파 77타를 쳤다.

하루동안 5타를 잃었지만 우승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2위 이정민(23·비씨카드·3오버파 291타)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메이저대회의 주인공이 됐다.

이정민을 상대로 제대로 설욕전을 했다. 박성현은 지난 7일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정민에게 3타를 따라잡히며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정규라운드 18번홀 그린에서 1m 파 퍼트를 놓쳐 동률을 허용했던 박성현은 연장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최종라운드 출발 전 “이정민 선배와의 대결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박성현은 비록 타수를 잃었지만 18홀 동안 단 한 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이 주는 선물은 달콤했다. 박성현의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2019년까지 4년 동안 KLPGA 투어 시드를 확보했고, 우승 상금 2억원을 획득해 상금랭킹 4위(3억1365만원)로 뛰어올랐다. 주최사인 기아자동차가 우승자에게 주는 카니발 하이리무진 자동차도 그의 차지가 됐다.

이번 대회는 전장도 길고 코스 난도도 높아 선수들을 좌절하게 했다. 보기는 다반사였고, 잠깐 한 눈을 팔면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도 쏟아졌다. 마지막 날 승부도 마찬가지. 박성현이 이정민에 5타 앞선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박성현은 8번홀(파4)까지 파 행진을 이어가며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였다. 반면 이정민은 송곳 아이언 샷을 앞세워 5번, 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3타 차로 박성현을 압박했다. 하지만 9번홀에서 이정민이 그린 주변 벙커에서 실수를 해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보기를 적어낸 박성현과 4타 차로 벌어졌다.

두 선수가 타수를 줄이지 못한 사이 양수진(25·파리게이츠)이 13번홀까지 버디 5개를 몰아치며 박성현을 압박했다. 하지만 남은 홀에서 5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후반에는 역전 위기도 있었다. 10번, 11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우승 분위기를 만들어낸 박성현은 13번홀(파4)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고, 14번홀(파5)에서는 워터 해저드와 벙커 실수로 트리플보기를 기록했다. 이정민과의 격차도 순식간에 2타로 좁혀졌다.

남은 홀은 4개. 이정민은 호시탐탐 역전 기회를 노렸지만 보기 2개를 추가해 2타를 잃었고, 박성현 16번, 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냈지만 18번홀(파4)에서 침착하게 파로 마무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양수진은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로 안신애(24·해운대비치)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20·롯데)는 7오버파 295타, 공동 9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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