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 데릭 로즈, 제2의 앤퍼니 하더웨이되나

박종민 기자I 2013.11.25 15:35:57
△ 데릭 로즈가 무릎 부상으로 26일 수술대에 오른다.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지난 2011년 미국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 출신 데릭 로즈(25·시카고 불스)가 다시 한 번 부상으로 주저앉으면서 사실상 슈퍼스타의 명함을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즈가 이번 부상에서 재기하지 못한다면 ‘선배’ 앤퍼니 하더웨이(42)와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주요 스포츠 언론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와 ESPN, CBS스포츠 등은 “로즈가 26일(이하 한국시간)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는다”고 25일 일제히 전했다. 로즈는 지난해 4월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에 이어 다시 한 번 무릎수술을 받게 됐다.

문제는 이번 부상 부위가 오른쪽 무릎이라는 점이다. 지난 23일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져스와 경기 3쿼터 중반 절뚝거리며 무릎 통증을 호소한 로즈는 검사결과 오른쪽 무릎의 반월상연골이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그는 지난 2년간 양쪽 무릎에 연이어 대수술을 받게 됐다.

잇따른 무릎 수술로 정점에서 내려온 대표적인 선수는 하더웨이다. 지난 1993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된 그는 곧바로 올랜도 매직에 트레이드됐다.

데뷔 첫해 크리스 웨버에게 신인왕을 빼앗겼지만 하더웨이는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차세대 ‘농구황제’로 주목받았다. 마이클 조던이 야구로 외도를 선언하며 1차 은퇴한 1993-1994시즌 하더웨이는 존 스탁턴이 호령하던 포인트 가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스크린과 픽앤롤(Pick-And-Roll) 등 정석 플레이를 고집한 스탁턴과 달리 하더웨이는 운동능력과 패싱센스, 득점력 등 모든 걸 갖춘 장신 포인트가드였다. 201㎝의 큰 키로 경기 중 미스매치를 유발한 그는 필요에 따라 득점과 어시스트를 분배했다.

△ 1990년대 ‘차세대 조던’으로 주목받았던 앤퍼니 하더웨이(오른쪽)는 무릎부상으로 일찌감치 슈퍼스타에서 내려왔다. (사진= Gettyimages/멀티비츠)


하더웨이는 1994-1995시즌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PO) 준결승에서 소속팀 올랜도가 조던이 복귀한 시카고 불스를 4승 2패로 제압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는 접전 양상을 띠던 1차전 종료 15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닉 앤더슨과 함께 조던의 공을 가로채 속공으로 연결, 호레이스 그랜트의 호쾌한 덩크슛을 이끌어냈다. 이 경기는 조던의 농구인생에서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그해 시즌 평균 21.7득점 7.1어시스트 4.3리바운드로 정상급 기량을 과시한 하더웨이는 샤킬 오닐과 함께 팀을 NBA 파이널에 올려놨다. 비록 하킴 올라주원이 버틴 휴스턴 로키츠의 2연패 제물이 됐지만, 리그 최고의 스윙맨으로서 조던을 떠올리게 했다.

하더웨이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라이벌’ 그랜트 힐에게 앨리웁 패스를 띄우는 가하면 속공 중 자유투라인 부근에서 뛰어오르는 놀랄만한 점프력을 선보이며 슛을 성공,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기도 했다. 등번호 6번을 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자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1996-1997시즌 동부컨퍼런스 PO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를 상대로 2경기 연속 40+득점을 올리며 팻 라일리 감독을 상대로 PO 2경기 연속 40득점 이상을 올린 최초의 선수가 됐다. 득점에 치중하면 누구보다 위협적인 득점원임을 입증한 경기였다.

그러나 하더웨이는 1997-1998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1996-1997시즌 중 당한 무릎부상이 재발하면서 수술대에 올랐다. 그해 63경기에 결장한 하더웨이는 이후 복귀했지만, 좀처럼 이전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급기야 2000-2001시즌에는 한자리 수 득점에 머물며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다. 그때부턴 ‘스타’가 아니었다. 하더웨이는 뉴욕 닉스에서 뛰다가 2006년 은퇴했지만 한 시즌을 거른 후 2007년 마이애미 히트로 전격 복귀했다. 하지만 16경기에 출전해 평균 20분간 3.8득점 2.2어시스트를 올리는 미비한 활약에 그치며 다시 은퇴했다.

한편 로즈가 빠진 시카고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13-2014 NBA 정규리그에서 LA클리퍼스에 82-121로 대패했다. 수술 후 최소 6개월 이상 코트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로즈는 향후 하더웨이와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도 커 팬들의 걱정을 사고 있다. 로즈가 무릎 부상의 악령을 떨치고 내년 다시 재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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