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가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올해 최우수작품상에는 ‘밀수’를 비롯해 ‘거미집’, ‘다음 소희’, ‘올빼미’,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쟁쟁한 후보들이 치열히 경합을 펼쳤다.
‘밀수’를 제작한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올 여름 ‘밀수’를 극장에서 시청해주신 514만 관객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쟁쟁한 영화 사이에서 큰 상을 주신 심사위원분들 감사드린다”며 “혜수 씨 그동안 정말 수고많으셨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밀수’ 하면서 영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물에 들어가고 쉽지 않은 것들을 다 만들어주신 위대하신 배우들, 스태프분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용기 잃지 않고 더 멋진 영화를 만들겠다. 외유내강은 항상 관객들이 기대하고 설레는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란 다짐을 덧붙였다.
감독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이 거미집’(김지운 감독), ‘밀수’(류승완 감독),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와 경쟁 끝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남녀 주연상의 영예는 이병헌과 정유미가 각각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도경수(‘더 문’), 류준열(‘올빼미’), 송강호(‘거미집’), 유해진(‘달짝지근해: 7510’), 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이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여우주연상은 김서형(‘비닐하우스’), 김혜수(‘밀수’), 박보영(‘콘크리트 유토피아’), 염정아(‘밀수’), 정유미(‘잠’)가 경합했다.
두 주연상 수상자들은 수상소감과 함께 MC 김혜수를 향한 남다른 감사와 존경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헌은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만들어주신 엄태화 감독님, 수상 축하드리고 너무 고생하셨다. 변승민 대표, 손석우 대표, 그리고 한여름에 너무 고생많았던 스태프들, 열연을 펼쳐주신 배우분들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정말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청룡상은 한 번쯤은 받아보고 싶은 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권위있고 공정한 시상식이라 생각하는데 제 손에 트로피가 들려있는 것보니 정말 공정하다는 생각”이라고 너스레로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황급히 “(송)강호 형 농담이다”란 첨언도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그는 “권위라는 건 오랜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시간이 가며 쌓아가는 게 아닐까 싶다. 청룡시상식이 권위있는 시상식이 된 것은 한 가운데 김혜수라는 분이 30년을 한 자리에서 너무나 훌륭한 센스로 진행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30년이란 긴 세월 너무나 수고하셨다”고 30년간 MC로 활약한 김혜수를 향한 존경을 표현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사실 다음 달에 둘째가 나온다. 태명은 왠지 모르게 ‘버디’라는 태명을 지었다. 지금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민정 씨, 그리고 이준후, 그리고 버디. 모두와 함께 이 영광을 함께하겠다. 나이스 버디!”라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정유미는 “시나리오를 저에게 주신 유재선 감독님, 현장에서 많이 배웠고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 제가 이 상을 받다니 너무 영광이다. 스태프들과 함께 나누고 싶고, 마지막으로 고백을 하나 하자면 저에게 영원한 미스김 선배님, 김혜수 선배님 10년 전에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계속 배우 일을 했을지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던 건 선배님 덕분인 것 같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고 지금까지 너무 수고하셨다. 언제 어디서든 항상 아름답게 계셔주시길. 선배님과 함께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조인성은 또 “인기스타상은 두 번째인데 받을 때마다 기분 좋다. 주변에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요즘 인기 많아서 좋겠다고 이야기하면 ‘아니에요’ 그렇게 이야기했었는데 오늘은 청룡이 인정해준 만큼 인기 많아서 기분 좋다 감사하다”는 유쾌한 소감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전여빈은 진정성 넘치는 소감과 눈물로 배우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전여빈은 “‘거미집’을 나타내는 신조어 중에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 있다. ‘중꺾그마’라고.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라며 “얼마든지 꺾여도 괜찮다고, 그 마음이 믿음이 되어서 실체가 없는 게 실체가 될 수 있도록 엔진이 되어줄 거라고 누군가가 자신의 길을 망설이고 있고 믿지 못한다면 믿어도 된다고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믿음이라는 게 나 말고 다른 사람을 향해서 줄 때는 응당 당연한 거 같기도 하고 아름다워서 믿어주고 싶은데 나 스스로에게는 왜이리 힘들어지는지 모르겠다”며 “내가 다른 사람을 믿어줄 수 있는 마음만큼 나 스스로도 믿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고, 누군가를 믿어주지 못하겠다 싶을 때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믿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은 ‘화란’ 홍사빈, ‘밀수’ 고민시가 받았다. 서투르지만 순수한 신인상 수상소감도 화제였다. 홍사빈은 “공중파 출연은 처음이라 너무 떨리는데 죄송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멋지고 낭만있게 연기하겠다. 송중기 선배님과 함께 오늘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지켜본 ‘화란’ 김형서와 송중기가 눈물짓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고민시는 무대에 올라 김혜수를 바라보며 “‘밀수’ 옥분이(고민시 분)가 춘자 언니(김혜수 분)를 롤모델로 생각한 것처럼 저도 선배님이 잘 닦아놓으신 길을 따라갈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신인 감독상은 ‘올빼미’ 안태진 감독의 영예로 돌아갔다. 안태진 감독은 “우리의 선택들은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지만, 우리들의 선택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거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모든 분들과 오늘의 기쁨을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시상식은 김혜수와 유연석의 진행과 함께 KBS2를 통해 생중계됐다. 특히 올해 청룡영화상은 지난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부터 진행을 맡으며 ‘청룡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김혜수가 MC로 활약하는 마지막 시상식으로 그 의미를 더욱 빛냈다. 이날 작품상 시상이 끝난 이후에는 30년간 청룡영화상의 MC로 품격을 높였던 김혜수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과 감사의 트로피를 수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영화인들을 대표해 배우 정우성이 김혜수에게 전하는 감사의 편지를 낭독해 감동을 전했다. 정우성은 “그녀가 함께한 청룡영화상의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이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따. 영원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청룡영화상이란 이름이 적힌 트로피를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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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른 번의 청룡영화상을 함께하며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다.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드리면서 진심으로 배우들과 영화관계자들에게 경외심과 존경심을 이 무대에서 배웠다”며 “배우 김혜수의 서사에 청룡이 함께했음을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청룡이 많은 분들과 함께 영화를 나누고 맘껏 사랑하는 시상식으로 존재해주길 진심으로 바라본다”고 아름다운 이별을 전했다.
한편 올해 청룡영화상은 2022년 10월 7일부터 올해 10월 11일까지 개봉한 작품들 179편을 대상으로 수상작들을 가렸다. 이날 시상식 축하공연에는 댄스크루 원밀리언과 걸그룹 뉴진스, 장기하, 김완선, 박진영이 무대를 빛냈다. 뉴진스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축하공연팀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장기하는 이날 축하공연과 함께 ‘밀수’의 음악감독으로서 음악상을 수상했다
◇제44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작품상= ‘밀수’
△여우주연상= 정유미(‘잠’)
△남우주연상= 이병헌(‘콘크리트 유토피아’)
△감독상=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
△여우조연상= 전여빈(‘거미집’)
△남우조연상= 조인성(‘밀수’)
△청정원 인기스타상= 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
△음악상= ‘밀수’(장기하)
△기술상= ‘더 문’(진종현)
△미술상= ‘거미집’(정이진)
△편집상= ‘올빼미’(김선민)
△촬영조명상= ‘올빼미’(김태경 홍승철)
△각본상= ‘다음 소희’(정주리)
△최다관객상= ‘범죄도시3’
△청정원단편영화상 : ‘과화만사성’(유재인 감독)
△신인감독상= 안태진(‘올빼미’)
△신인여우상= 고민시(‘밀수’)
△신인남우상= 홍사빈(‘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