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호란 섭외 논란 사과…"잘못된 판단, 질타 받으며 반성"

김보영 기자I 2023.04.10 17:55:1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C ‘복면가왕’ 제작진이 3회의 음주운전 전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수 호란의 출연을 향한 시청자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결국 고개를 숙였다.

10일 오후 ‘복면가왕’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지난 9일 방송된 399회와 관련해 시청자 여러분들께 불편함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시청자분들의 엄격하고 당연한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이것은 모두 제작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며 “방송 후 시청자 여러분의 질타를 받으며 반성했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을 도입하겠다. 또한 시청자 여러분과 현 시대의 정서를 세심히 살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앞서 호란은 지난 9일 오후 방송한 MBC 노래 경연 예능 ‘복면가왕’을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펑키한 여우’란 닉네임으로 출연한 호란은 3라운드까지 진출했고, 가왕 결정전에서 ‘우승 트로피’에 패해 가면을 벗고 정체를 밝혔다.

호란은 “1라운드에서 떨어지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서 감사하다”며 “(여러분들의)따뜻한 응원 덕에 용기를 내 끝까지 서 있을 수 있었다”고 고마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곧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라며 “기억해주고 많이 들어달라. 노래하면서 행복했다. 조만간 공연으로 인사하겠다”고 덧붙여 박수를 받았다. 제작진 역시 ‘음색 퀸 호란, 무대에서 다시 만나요’란 자막으로 응원을 보탰다.

해당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은 항의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음주운전 범죄를 향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에 음주운전 전과를 세 번이나 지닌 그를 방송에 출연시키는 게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출연할 사람이 그렇게 없었냐”, “범죄자의 복귀를 돕는 방송은 중단되어야 한다”, “‘복면가왕’이 언제부터 음주운전 독려 방송이 됐냐” 등 비난을 보내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혐의가 잇달아 적발돼 사회적 인식도 안 좋은데 방송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반응도 관측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호란이 등장한 방송 클립 영상을 뒤늦게 삭제했다. 이날 오후 현재 네이버 TV MBC ‘복면가왕’ 채널에서는 가수 호란이 등장한 클립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는 음주운전 전력을 지닌 호란의 출연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비난이 확산되자 내린 조치로 해석된다. 사과 등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기 전 조용히 이뤄진 영상 삭제 조치에 누리꾼들의 비난이 더 악화되자, 제작진이 결국 사과 입장까지 내놓은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호란은 지난 2016년 9월 음주운전 사고로 경찰에 적발돼 벌금 700만 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전날 밤 음주를 한 뒤 라디오 생방송 출근을 하던 중 서울 성수대교 남단 3차선 도로에 정차해 있던 성동구청 청소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청소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환경미화원이 이 사고로 전치 2주 부상을 입었고, 당시 호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했다. 이 사건 조사 과정에서 2004년과 2007년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음이 알려져 더욱 빈축을 샀다. 한편 호란은 그룹 ‘클래지콰이’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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