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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택은 결혼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통 결혼식은 경건한 마음으로 진행되는 게 대부분이지만 내 결혼식은 좀 남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클럽에 온 듯 놀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방탕한 기질 혹은 ‘좀 놀 줄 아는’ 정도의 연예인이었다면 그의 ‘철없는 허세’쯤으로 치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그의 바람에선 형언할 수 없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감정의 사치는 아니다. 적어도 지난해 ‘슈퍼스타K3’를 통해 그를 지켜본 이라면 쉽게 그를 판단하지 못할 터다.
그는 위암 4기라는 위기를 ‘긍정의 힘’으로 수차례 극복해온 ‘희망의 상징’이다. 그의 기적 같은 삶을 믿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악담을 퍼붓기 일쑤다. 이마저도 그는 눈물보다 웃음으로 이겨낸다.
그 역시 사람이다. 어찌 고민이 없고 두려움이 없겠는가. 임윤택과 이씨는 지난 2011년 6월 처음 만났다. Mnet ‘슈퍼스타K3’ 3차 예선이 끝난 뒤였다. 위암 진단은 그전에 받았다. “이씨는 TV 드라마를 보고 눈물 흘리기보다는 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을 보고 평할 줄 아는 냉철하고 합리적인 여자였다.” 힘든 시기에 이씨를 만난 임윤택은 “평소에 꿈꾸던 이상형을 만났다”고 했다.
임윤택은 처음부터 투병 사실을 털어놓지 못했다. 모처럼 만난 사랑이 떠나버릴 수도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는 뒤늦게 이기적인 자신을 자책했지만 이씨는 오히려 그를 위로하며 용기를 줬다. 임윤택은 “내 부족한 점을 꼬집어 주는 훌륭한 사람이다”고 신부를 치켜세웠다.
임윤택은 결심을 굳히고, ‘슈퍼스타K3’에서 우승한 날 이씨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했다. “내가 부모님 만나면 실례인가?” 많이 망설였다.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씨의 뱃속에는 이미 아기가 자라고 있었다. 이씨는 오는 9월 출산 예정이다.
그럼에도 그는 장인·장모께 허락을 받을 염치가 없었다. 기적이 일어났다. “먼저 장모께서 ‘내 딸이지만 정말 멋있다. 예쁜 사랑 멋지게 해라. 앞으로도 열정적인 사랑하라’고 격려해주셨다.”
임윤택은 ‘행복’에 대해 “짜증나는 일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아픈 사람들에게는 내일이 있다는 것, 저녁에 노을을 볼 수 있다는 것, 아침에 냉수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사랑하는 2세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그래서 난 행복하다.”
이씨가 잉태 중인 아이의 태명은 임윤택의 별명 ‘리틀 단장’을 줄인 ‘리단’이다. 임윤택과 울랄라세션 멤버들은 자신들만의 구호를 외쳤다.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누가 뭐라 해도 그의 세 번째, 네 번째 기적이 계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