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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신민재의 끝내기 내야안타에 힘입어 5-4로 이겼다.
신민재는 2019년 1군에 데뷔한 뒤 5시즌 째 활약 중인 전문 대주자 요원이다. 올 시즌도 이날 경기 포함, 20경기에 나왔지만 타석에 들어선 것은 4번 뿐이다. 거의 대주자 또는 대수비로 출전했다. 이날도 벤치를 지키다 9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문성주를 대신해 대주자로 투입됐다.
신민재는 이날 울다가 웃었다. 9회말 후속타자 오스틴의 안타로 2루에 진루한 신민재는 다음 타자 오지환 타석에서 과감히 3루 도루를 시도했다.타이밍 상 세이프로 보였다. 주심도 세이프를 외쳤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과정에서 손이 키움 3루수 이원석의 스파이크에 걸려 베이스를 늦게 찍은 것이 확인됐다. 신민재는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더그아웃에 돌아왔다.
연장전에서 신민재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LG는 10회말 박동원의 볼넷과 홍창기의 2루타로 2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이미 대타요원을 다 써버린 상황. 신민재가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신민재는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키움 구원투수 양현의 5구를 받아쳤다. 타구는 투수 키를 넘겨 2루 베이스쪽으로 흘렀다. 키움 2루수 김혜성이 잡아 재빨리 1루에 공을 던졌다.
스피드하면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신민재는 1루로 전력질주했다. 베이스를 향해 다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세이프였다. LG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쏟아져나와 물을 뿌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키움은 마지막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9회말과 달리 결과는 뒤바뀌지 않았다. 신민재가 끝내기 결승타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신민재는 유니폼이 온통 흙투성이었다. 왼쪽 무릎은 피로 물들어있었다. 얼마나 몸을 아끼지 않고 달렸는지 알 수 있었다.
신민재는 “타구가 앞으로 나가는 순간 무조건 빨리 뛰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어떻게든 공을 쳐서 결과를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민재는 올 시즌 7도루를 기록하면서 LG의 기동력 야구를 이끌고 있다. 그는 “도루를 하지 못하면 나는 여기(야구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도루 실패 때 더 빨리 뛰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그런 상황이 다시 오면 또 뛸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