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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방송된 ‘질투의 화신’ 6회에서 형 중신(윤다훈 분) 죽음으로 이화신(조정석 분)을 포함한 등장인물이 한 자리에 모였다. 중신의 이웃인 표나리(공효진 분)를 비롯해, 중신의 전처인 계성숙(이미숙 분), 방자영(박지영 분) 등이 중신의 장례식장을 지켰다.
중신은 고생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듯 했으나 자신의 사업을 망친 장본인인 동생 화신과 통화를 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 아빠를 곁에서 지켜본 딸 빨강(문가영 분)은 수업 중 비보를 접하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기세등등하던 화신 모친(박정수 분)은 눈물 흘렸다. 계성숙·방자영·김락(이성재 분)은 빨강의 거취로 갈등했다. 화신(조정석 분)은 형의 죽음 앞에 죄인이 됐다. 경쾌하게 달려온 드라마는 일순간 무거워졌다.
반전은 이화신의 보정 속옷이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이화신은 보정 속옷을 착용한 상태였다. 우연히 이를 목격한 모친은 분노했다. 가뜩이나 원망스러운 둘째 아들이었다. 모친은 “변태 XX. 형 죽인 것도 모자라”라며 ‘등짝 스매싱’을 이어갔다. 화신은 필사적으로 상반신을 가리며 도망 다녔다. 분을 삭이지 못한 모친은 쟁반으로 그를 내려쳤다. 결국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쟁반으로 보정 속옷을 가리는 화신의 모습은 지질의 극치였다.
영화 ‘괴물’의 명장면으로 합동 분양소 신이 꼽힌다. 딸, 손녀, 조카를 잃은 가족들은 오열했다. 그러나 슬프기보다 코믹했다. 얼결에 울다가 박해일에서 헤드락을 거는 송강호, 송강호에게 발길질을 하는 박해일, 그 와중에 그들을 카메라에 담는 기자 등 엉망진창이었다. 역동적인 상황을 담담히 담아내 웃음을 자아냈다.
‘질투의 화신’ 속 장례식장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모순을 절묘하게 보여줬다. ‘기자’ 이화신의 욕심이 형을 죽였지만, 죽음 앞에서 형은 동생을 용서했다. 마초 기질이 다분한 이화신이 유방암에 걸린 상황처럼 아이러니했다. 침통해야 마땅한 장례식이지만, 모친에게 종잇장처럼 휘둘리는 화신으로 인해 코믹한 장면이 됐다. 상황과 정반대되는 느리고 서정적인 경음악이 깔려 웃음을 더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코미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했다.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질투의 화신’. 마냥 가볍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