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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하일성씨, 화려한 입담으로 프로야구 인기 이끈 산증인

이석무 기자I 2016.09.08 10:03:59
야구해설가 하일성씨.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야구해설가 고(故) 하일성(67) 씨는 한국 프로야구의 중심에 서있던 산증인이다.

특히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며 최고의 야구 해설가로 이름을 날렸다.

하씨는 성동고와 경희대 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지만 선수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대학 시절 선수 생활을 일찍 접은 하씨는 대학 졸업 후 체육교사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해설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9년 동양방송 야구해설위원으로 방송계에 입문한 하일성씨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KBS로 옮기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개그맨을 뺨치는 구수한 입담과 재치로 야구 중계는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 0순위’로 떠올랐다.

광고모델도 주가를 올리면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심근 경색이 찾아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내 건강을 되찾은 뒤 다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해설가로서 쌓은 명성에 힘입어 2006년 5월에는 KBO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해설가가 KBO 요직에 오른 것은 하씨가 처음이었다.

하씨가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과 2009년 한국 야구는 황금기를 활짝 열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준우승을 달성했다. 두 대회에서 하씨는 모두 단장을 맡았다.

하지만 2007년 말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되고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현대를 인수해 재창단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일처리로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2009년 3월 KBO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났다.

KBO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야구 해설과 방송 출연을 꾸준히 해온 하씨는 최근들어 각종 사기 혐의에 얽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있지도 않은 ‘강남 빌딩’을 내세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지인으로부터 고소당한데 이어 지난 7월 ‘아는 사람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사기)로 하씨를 불구속기소되기도 했다.

하씨는 최근 잇따른 사기 사건 피소에 심적 갈등을 크게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씨가 숨지기 전 부인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작성했지만 발송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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