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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파이네는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피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을 4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kt의 5-0 영봉승을 이끌었다.
데스파이네의 호투에 힘입어 kt는 2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불펜 난조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귀중한 승리였다.
쿠바 국가대표를 거쳐 메이저리그 13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데스파이네는 이날 자신의 장기를 마음껏 뽐냈다. 과거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기교파 투수인 올랜도 에르난데스를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kt 팬들은 벌써 올랜도 에르난데스의 현역 시절 별명인 ‘엘 두케’를 데스파이네에게 적용해 ‘수원 엘 두케’라고 부른다.
최고 154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최고 152km 투심으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여기에 체인지업, 커터,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최근 상승세가 뚜렷했던 KIA 방망이도 데스파이네의 현란한 팔색조 투구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렇다할 득점 찬스 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데스파이네는 이날 호투로 시즌 2승(무패)째를 거뒀다. 개막 후 5차례 선발 등판에서 4번이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며 kt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평균자책점은 2.25에서 1.69로 더욱 낮췄다.
8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간 데스파이네는 완봉승까지 기대케했다. 하지만 8회초 21개의 공을 던지면서 투구수가 110개를 넘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9회 마운드를 마무리 김재윤에게 넘겼다. 김재윤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데스파이네의 승리를 지켰다.
이강철 kt 감독은 “데스파이네가 에이스 다운 완벽한 피칭을 했다”며 “경기를 치를 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오늘 투구수 100개를 넘겨 던지게 한 것은 다음 등판이 월요일이 끼어서 5일 휴식이 되는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데스파이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았고. 경기 중에도 제구가 낮게 잘 이뤄졌다”며 “공격적으로 투구하니 투수수도 적어 효과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오늘 경기는 만족하지만 이런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꾸준한 모습 보여주는게 목표다”며 “특히 상대 출루를 잘 막을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완봉승을 눈앞에 두고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데스파이네는 “완봉 목표는 없었다”며 “투구수가 많아 무리할 필요는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올시즌 두 자리 승수를 거둘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며 “또한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게 목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