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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은 이번 주 안에 23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한 뒤 오는 8일 아이티를 상대로 출정식을 겸한 평가전을 치른다.
2003년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 나섰던 한국은 다음 월드컵까지 12년의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기다림은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지소연(수원FC)으로 대표되는 황금세대가 자리하며 사상 첫 16강 진출까지 해냈다.
2019년에는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조별리그 3전 전패로 고개를 숙였다. 이후 벨 감독과 동행을 시작한 한국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하며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H조에 속한 한국(FIFA 랭킹 17위)은 이번 월드컵에서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 독일(2위)을 차례로 만난다. 독일이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벨 감독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집중력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소집 훈련 첫날 “이제 90분짜리 경기는 없다”라며 “95분, 98분, 100분 그 이상도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강도의 경기를 뛰면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도 “콜롬비아엔 위협적인 선수가 3~4명 있다”라며 “한 명으로 막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체력적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대표팀이 고강도 훈련을 이어오는 이유다. 무더위 속에서 선수들은 모든 체력을 쥐어짜 내고 있다. 이금민(브라이턴)과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는 “먹는 걸 좋아하는데 입맛이 없어질 정도로 힘들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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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8로 나뉘어 진행된 미니 경기에서는 효율성을 강조했다. 4개의 구역으로 구분해 진행한 경기에서도 강하고 빠른 압박을 주문했다.
공격팀이 빌드업에 애를 먹자 윗선에 있던 두 선수가 공을 받기 위해 내려왔다. 그러자 벨 감독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어 또렷한 한국어로 “안전하게! 수적 우위!”를 말하며 여러 명이 아닌 한 선수만 내려와 도울 것을 지시했다. 안전하게 공격 작업을 진행하되 최대한 많은 구역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효율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세계를 상대할 비책인 셈이다.
지소연은 “유럽 선수들은 신체 조건이 굉장히 좋고 빠르다”며 “우리가 강하게 압박하는 것도 얼마만큼 많이 뛸 수 있느냐에 달렸다. 거기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전방에 빠른 선수가 포진해 있기에 간결하고 정확하게 공격해야 한다”라며 효율적인 공격 작업의 필요성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