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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1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황인범은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35분 김진규(전북현대)와 교체될때까지 팀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공수 연결고리로서 활약하면서 때로는 직접 슈팅으로 중국 골문을 노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9분 권창훈(김천상무)의 추가골은 황인범의 크로스가 시발점이었다.
3-0으로 달아나는 조규성(김천상무)의 득점 장면 역시 황인범의 패스로부터 패스 플레이가 펼쳐졌다. 선제골은 중국의 자책골을 제외하고 우리 대표팀이 넣은 2골 모두 황인범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사실 황인범은 이날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6월 말 K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아니다. 하지만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를 발휘해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가락 부상 이후 한 달 정도만에 선발로 나왔다”며 “오랜만에 뛰는데다 날씨도 습해 힘들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어 “그래도 상대 역습을 잘 막자고 준비를 잘한 것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손가락 상태에 대해선 “아직 뼈가 다 붙지 않아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며 “다행히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통증이 없어 손가락 부분은 잊고 경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황인범은 동아시안컵과 인연이 깊다.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뜨려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그 대회는 대표팀에서 입지가 불안했던 황인범을 확실한 주전 미드필더로 만든 의미있는 대회였다.
황인범은 “나도 어느덧 대표팀에서 중고참이 됐다”며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39분 상대 자책골이 나오기 전까지 중국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한 공격을 이어갔다. 황인범은 “상대가 수비에 치중했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선수들끼리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얘기했는데, 차분하게 풀어가다보니 기회가 더 난 것 같다”고 말했다.
1승을 안은 한국은 24일 약체 홍콩과 2차전을 치른다. 황인범은 “오늘 힘든 첫 경기를 잘 치른만큼 앞으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음 경기도 승점 3을 가져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