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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킬링 로맨스’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이원석 감독과 이선균, 이하늬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킬링 로맨스’에서는 남편 조나단의 집착 및 구속에 시달리는 주인공 여래가 힘듦을 이겨내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몇몇 장면들이 그려진다. 뮤지컬 장르의 영화는 아니지만, 뮤지컬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신들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이하늬는 이에 대해 “사실 굉장히 어려웠다”고 회상하면서도, “뮤지컬 영화 장르가 아닌 작품이다. 조나단이 부르는 ‘행복’과 여래의 테마곡 ‘여래이즘’같은 곡은 일상생활에서도 흥얼거릴 수 있는 느낌이라 잘 부를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누구나 힘들 때 위안이 되는 노래가 있지 않나. 힘들 때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는 노래가 저도 있었다. 그 때의 경험을 생각하고 여래의 감정을 느끼며 노래에 접근했다”고 떠올렸다.
뮤지컬을 연상케하는 여러 장면들 중에서도 여래가 조나단이 던진 ‘귤’에 맞으며 가정폭력을 겪는 장면을 촬영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이원석 감독은 “귤에 맞는 장면은 폭력적인 장면이라 촬영하면서도 힘들었다”며 “보시는 관객들이 불편해하실까봐 극히 일부분만 보여드렸다. 하늬 씨도 저도 정말 힘들어한 장면이었다. 저는 그 장면을 찍고 집에 가서 토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뮤지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와 연출 기법을 이 영화에 적용해 실험적 시도를 펼친 이유 역시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는 장면들을 최대한 덜 불편하게 나타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도 부연했다.
이원석 감독은 “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는 지점은 대놓고 표현하지 않고 교묘히 피해가려 했다. 그러면서도 꼬집을 수 있는 부분은 꼬집고 싶었다”라며 “폭력을 표현하는 방식은 최대한 ‘묻으려’ 노력했다. 몇 장면이 더 있었는데 덜어낸 것들이 좀 있다. 최대한 동화적인 설정 하에 톤다운 시키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것을 까발려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불편할 수 있는 장면들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최대한 그 불편한 감정들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연출적으로 많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