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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전 한화 감독, 위기의 대한야구협회 이끈다

이석무 기자I 2016.11.30 16:23:18
위기에 빠진 한국 아마야구를 구할 새로운 수장으로 선출된 김응용 전 한화 이글스 감독.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야구의 전설’ 김응용(75)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이 위기에 빠진 한국 아마야구를 구할 새로운 수장에 올랐다.

김 전 감독은 30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 선거에서 이계안(64) 2.1 연구소 이사장을 제치고 초대 회장에 당선됐다.

선거인단 144명 가운데 127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김 전 감독은 85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반면 이계안 이사장은 44표를 얻는데 그쳤다. 1표는 무효 처리됐다. 선거인단 144명은 지도자 53명, 선수 34명, 대의원 18명, 동호인 16명, 심판 16명, 산하 협회·연맹 임원 7명 등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김 신임 회장은 앞으로 4년간 한국 아마야구와 소프트볼을 이끄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당선의 기쁨을 만끽할 새가 없다. 앞에 놓은 길은 험난하기만 했다. 우선 대한야구협회·대한소프트볼협회·전국야구연합회의 순조로운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각종 비위와 갈등으로 얼룩지면서 ‘사고단체’로 전락한 협회를 정상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김 신임 회장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야구계의 거물이자 산역사다. 부산상고-우석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 선수 시절 국가대표 붙박이 4번 타자로 활약했다. 프로 출범 이후 1983년부터 해태 타이거즈 감독에 부임한 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사령탑을 거치며 전대미문의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감독으로서 정규시즌 통산 2935경기에 출장해 1567승 1300패 68무를 기록했다. 국내 최다승 감독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경기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삼성 구단 사장을 맡기도 했다.

2014시즌을 마치고 한화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지도자 은퇴식을 치른 김 신임 회장은 “한국야구의 미래를 바로 세우겠다”며 야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김 신임 회장은 “통합단체 연간 운영비(약 15억원)와 시도 협회 연맹체 및 야구발전지원기금(5억원) 등 총 20억원을 정부지원유도, 기업협찬 및 야구계, 한국야구위원회 등 지원 등으로 책임지고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선거에 앞서 정견발표에선 “나는 야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야구 후배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 그래서 지킬 수 있는 약속만 드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신임 회장은 선거 전부터 야구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프로야구선수협회를 비롯해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 등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투표장에도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 감독,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 등이 참가해 김 신임 회장에 힘을 보탰다.

야구인들은 변화와 개혁, 통합과 화해를 위해 야구 현장과 행정 분야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야구계의 큰 어른’을 선택했다. 앞으로 김 신임 회장이 덕아웃에서 보여줬던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협회 운영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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