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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아빠’ 추성훈(47·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격투기 챔피언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추성훈은 31일(한국시간) 미국 ESPN의 격투기 전문기자인 아리엘 헬와이니가 진행하는 TV프로그램 ‘The MMA Hour’와 가진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추성훈은 지난 26일 싱가포르 칼랑의 싱가포르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원챔피언십 ONE X’ 대회 라이트급(77㎏급) 경기에서 아오키 신야(39·일본)를 2라운드 TKO로 제압했다.
2년 만에 격투기 무대에 오른 추성훈은 1라운드 등에 올라탄채 뒤에서 초크 기술을 시도한 아오키의 전략에 고전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아오키의 태클시도를 저지한 뒤 강력한 펀치를 잇따라 퍼부어 경기를 끝냈다. 2008년부터 자신을 공개적으로 도발한 후배를 응징한 동시에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 의미있는 승리였다.
추성훈은 이날 인터뷰에서 “내게 이번 경기는 내 모든 운동 경력과 격투기 경력에서 큰 이정표”라며 “여전히 격투기 선수로서 보여줄게 많다”고 강조했다.
추성훈은 “내 신체 능력을 감안할때 50세가 될 때까지 싸우는 것이 목표다”면서 “1년에 두 차례 경기를 치른다고 가정할때 4년이 남았으니 8경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챔피언 타이틀에 대한 목표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어떤 체급에서 싸울지는 모르겠지만 챔피언과 싸우고 싶다”면서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싸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추성훈은 아오키와의 경기를 떠올리며 “1라운드에 두 번이나 쓰러질 뻔했고 내가 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관중들이 ‘섹시야마’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고 말했다. 더불어 “2라운드에 에너지가 조금 남아있었는데 아오키의 눈을 보니 그 역시 지쳤다는 것을 느꼈다”며 “그래서 힘을 짜내 더 몰아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경기를 앞두고 아오키가 오랫동안 도발한 것에 대해 추성훈은 “아오키와는 체급 차이가 있었기 때문에 그와 경기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원챔피언십에서도 계속 도발이 이어지자 결국 체급을 낮춰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추성훈은 일본에서 다시 격투기 경기를 치르는 것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원챔피언십이 한국에서 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추성훈은 “한국에서 원챔피언십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차트리 싯요드통 대표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자신의 별명인 ‘섹시야마’에 대한 얘기도 전했다. 추성훈은 “아내(야노 시호)가 최고의 별명이라고 칭찬해줬다”고 말한 뒤 미소를 지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유도 국가대표로 활약한 추성훈은 2004년 종합격투기 선수로 전향한 뒤 일본 격투기를 대표하는 선수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 K-1과 드림에서 톱클래스 선수로 활약한 추성훈은 2009년 세계 최고의 단체인 UFC에 진출했다. UFC에선 7전 2승 5패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보너스를 독차지했다.
2015년 11월 UFC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은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019년 원챔피언십과 계약한 추성훈은 복귀 후 2승 1패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