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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은 이 대회에 출전하기 전인 지난달 28일 우즈가 이끄는 주피터 링크스 GC의 일원으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보스턴 커먼 골프와 TGL에서 맞붙었다. 당시 김주형이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주형은 전반 9개 홀에서 2~3m 거리의 퍼트를 3차례나 성공시키며 팽팽한 접전을 이끌었다. 또 12번홀(파3)에선 티샷을 홀 60cm에 붙이며 홀인원이 될 뻔한 날카로운 샷 감각도 선보였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뒤 우즈는 “김주형은 훌륭한 선수다. 젊고 두려움이 없으며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재능과 독특한 개성을 갖고 있어 보는 게 즐겁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즈의 칭찬 덕분일까. 김주형은 TGL 이후 곧바로 출전한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대회 전까지 김주형의 티샷 이득타수는 -0.495타로 157위, 쇼트게임 이득타수는 -0.289타로 147위, 퍼트 이득타수는 -0.767타로 162위에 그쳤다. 이번 주엔 티샷 이득타수 2.167타로 15위, 쇼트게임 이득타수 2.207타로 10위, 퍼트 이득타수 4.018타로 9위에 오르는 등 대다수 지표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김주형은 지난해 파리올림픽부터 사용했던 말렛형 퍼터 대신 이번 대회에선 블레이드형 퍼터를 사용했다. 퍼터 교체 효과까지 곧바로 나타났다.
김주형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9번홀(파4)까지 2타를 줄이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공동 선두를 달려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그러나 12번홀(파3)에서 까다로운 벙커 샷을 잘 붙여놓고도 2m 파 퍼트를 놓쳤고, 이후 매킬로이가 버디 행진을 벌이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가면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올 시즌 처음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우승은 세계랭킹 3위 매킬로이가 차지했다. 후반부 독주를 펼쳤다. 매킬로이는 10번홀(파4) 5m 버디, 12번홀(파3) 2m 버디에 이어 14번홀(파5)에선 8m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15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4타 차 선두로 달아나며 우승을 예약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 5월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27승을 달성했다. 이날 이글을 포함해 6타를 줄였고,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약 52억 4000만 원)다.
매킬로이는 “골프의 상징적인 장소에서 우승하는 건 멋진 일이다. PGA 투어 시즌 첫 대회부터 우승해, 훌륭한 방법으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모멘텀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가 열린 페블비치 골프장은 미국 서부 해안선을 그대로 살려 대부분의 홀에서 태평양을 몸소 느낄 수 있다. 세계 10대 골프장으로 꼽히는 명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