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리 "걸스데이·비밥 거친 지난 10년, 헛되지 않아" [인터뷰]

김현식 기자I 2020.08.08 18:12:27

'서방님'(우렁각시)으로 트롯 장르 새 도전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힘들었지만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어요.” 싱글 ‘서방님’(우렁각시)을 발표하며 트롯 장르 도전에 나선 장혜리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가수 데뷔 이후 10년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장혜리는 2010년 데뷔한 그룹 걸스데이의 원년 멤버 출신이다. 3년이라는 긴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했으나 ‘갸우뚱’이란 곡으로 활동하다가 두 달 여만에 팀을 떠났다. 2014년에는 밴드 비밥의 보컬이자 베이스 담당으로 두 번째 데뷔를 했지만 이듬해 팀이 공중분해되어 버렸다.

“걸스데이 땐 데뷔 직전 회사 대표님이 바뀌고 연습하지 않았던 곡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혼란을 겪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팀에서 빠졌죠. 멤버들과의 불화 등으로 인한 탈퇴는 아니었어요. 비밥의 경우 리더를 맡았을 만큼 팀에 대한 애착이 컸는데 회사 재정상태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었고요.”

장혜리는 그 뒤로 솔로 가수로 나서 드라마 OST 가창 등의 활동을 하긴 했으나 별다른 관심을 얻진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비밥 때 찍힌 ‘직캠’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다시 활동의 동력을 얻었다. 장혜리는 자신이 베이스를 잡고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팬들의 요청에 따라 버스킹을 진행했다. 이후 버스킹 영상을 본 현 기획사 대표의 눈에 띄어 트롯 가수 장혜리로 다시 데뷔하게 됐다.

“데뷔 이후 계속해서 일이 풀리지 않았어요. 올라 가려다가 미끄러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점차 힘이 빠졌죠. 하지만 과거 일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이라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야? 하고 물으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하는 편이에요. 지금 시점에서 지난 활동들을 돌아보면 트롯가수 장혜리로 무대에 오르기 위한 준비과정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댄스 퍼포먼스와 베이스 연주까지 가능한 트롯 가수라는 점이 저만의 특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이전까지 이지인으로 팬들과 만나오던 장혜리는 활동명까지 바꾸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새 도전에 나섰다. 그는 “모든 일을 시작할 땐 항상 평생할 각오로 임하는 편”이라면서 “그동안 주로 댄스와 록 장르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트롯 장르에 정착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6일 발매된 싱글과 동명의 타이틀곡 ‘서방님’은 그런 장혜리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트롯곡으로, 대중적인 멜로디와 재치있는 가사, 장혜리의 간드러진 음색이 조화를 이뤘다. 장혜리는 직접 베이스 세션을 맡은 것은 물론 앙증맞은 포인트 안무가 들어간 퍼포먼스 창착에도 참여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줬다.

“제목 그대로 서방님을 기다리는 우렁각시의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한 번만 들어도 귓가에 맴도는 쉬운 멜로디가 특징이죠. 트롯 가수 제안을 받았을 때 노래를 처음 듣고 ‘포기하고 싶지 않은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곡이에요. ‘서방님’으로 활동하면서 트롯계의 ‘국민 새댁’으로 거듭나고 싶어요.”

트롯 장르의 곡을 소화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과거 활동했던 유명 가수들의 영상들을 열심히 찾아봤다는 장혜리는 장윤정과 김수희를 롤모델로 언급했다. 트롯 가수로서 자신만의 강점으로는 ‘꾀꼬리 같은 목소리’를 꼽았다. “장혜리라는 이름은 회사대표님께서 지어주셨어요. 별반짝일 ‘혜’에 꾀고리 ‘리’를 쓰셨다고 하더라고요. 그에 걸맞게 앞으로 반짝이는 별이 떠있는 밤하늘에 우는 꾀꼬리처럼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장혜리는 알면 알수록 다양한 활동 이력이 많은 양파 같은 캐릭터다. 그간 여러 게임 관련 이벤트와 웹 예능 등에서 MC로 활약했으며, 지난해에는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실력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중국 버전 틱톡에선 38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방송 활동 이력을 따지려면 게임 채널 온게임넷의 ‘생방송 후비고’란 프로그램의 MC로 활약했던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4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한 ‘얼짱’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장혜리는 경험이 다양한 만큼 탄력을 한번 받기 시작하면 다채로운 분야에서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사, 작곡 능력까지 갖춰 비밥 활동 땐 자작곡 ‘좋겠다’를 선보였었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연습하고 도전하면서 10년을 보냈어요. 트롯 가수로서 혼자 무대를 이끄는 건 또 처음이라 재미있게 임하고 있고요.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잘 살려내서 앞으로 제가 가진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어요. 트롯 장르를 더 열심히 공부해서 언젠가 직접 만든 트롯곡도 선보이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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