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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러시아 월드컵 득점왕 후보 해리 케인과 로멜로 루카쿠가 나란히 조별리그 최종전에 결장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29일(한국시간) 킬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는 잉글랜드와 벨기에가 팀의 주득점포인 케인과 루카쿠를 출전시키지 않은 채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전을 치렀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치르는 조 1·2위 결정전인지라 양 팀 모두 필승전략보다는 토너먼트를 대비한 체력안배에 힘을 둔 선발 라인업이었다.
이날 경기는 후반 51분 터진 아드낭 야누자이의 결승골로 벨기에가 승리를 거두며 벨기에는 조 1위로, 잉글랜드는 조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됐다.
32개국이 모두 조별리그를 마친 가운데 득점 순위 1위는 여전히 5골의 케인이다. 공동 2위는 4골의 루카쿠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공동 3위는 3골의 디에고 코스타와 데니스 체리셰프가 차지하고 있다.
역대 월드컵 득점왕의 기록이 5~6골인 것을 보면 케인은 이미 득점왕이 되기 위한 평균 자격은 달성했다. 호날두와 루카쿠 역시 9부 능선은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월드컵 한 대회 최다골 기록이 깨지느냐다. 32개 국가가 조별리그를 거쳐 토너먼트로 승부를 가르는 현재의 월드컵 방식이 탄생한 이래 최다골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호나우두가 넣은 8골이다.
이를 깨기 위해서는 득점하는 선수의 기록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팀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팀이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만 선수에게도 골을 넣을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와 벨기에, 포르투갈이 결승전 혹은 3위 결정전까지 진출한다고 가정하면 케인과 루카쿠, 호날두에게는 4번의 경기가 남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4~5골을 넣은 이들의 추세를 보면 남은 경기 8골 이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앞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호나우두는 조별리그 3경기를 4골로 마무리하고 토너먼트에서 나머지 4골을 몰아쳤다. 현재까지의 페이스는 케인이 호나우두보다 빠른 셈이다.
다만 팀 간의 전력 차가 컸던 조별리그에 비해 토너먼트는 상대적으로 모든 팀이 비슷한 전력을 갖고 있다. 한 경기에서 한 선수의 다득점이 나올 확률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또 패배는 곧 탈락으로 이어지므로 일단 골을 넣은 팀은 승리를 위해 경기를 수비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근소한 점수 차나 연장전, 승부차기에 의한 결과가 예상되는 만큼 선수들에게 오는 골 기회도 필연적으로 줄어든다.
결국 토너먼트 끝까지 살아남은 팀에서 기회를 반드시 골로 연결하는 선수만이 득점왕에 올라 호나우두의 최다골 기록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