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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인이 기억하는 '독특한 남자' 최향남

정철우 기자I 2011.02.17 16:36:41
▲ 사진=롯데 자이언츠

[오키나와(일본)=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17일 나고 시영 구장. 첫 실전 등판을 앞둔 SK 새 외국인 투수 짐 매그레인은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간단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통상적인 대화가 오고가던 중 그의 입에서 익숙한 이름이 흘러나왔다. "독립리그 시절 초이(최)와 한 팀에서 뛴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한 초이는 롯데 투수 최향남이었다. 매그레인은 독립리그서 뛰던 시절 최향남과 잠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고 했다.

매그레인에게 그의 투구가 어땠는지 물었다. 그는 묘한 미소와 함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같은 팀에서 뛰었지만 실제 함께 경기한 기억은 남아 있지 않은 선수였던 셈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 최향남'에 대해선 확실한 기억을 갖고 있었다.
 
매그레인은 최향남을 "참 독특했던 선수"라고 표현했다. 어쩌면 짧은 시간 동안 최향남을 정확하게(?) 판단한 셈이다.

매그레인은 "최향남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영어를 전혀 배우려 하지 않았다. 반대로 주위 선수들이나 코치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친 뒤 한국말을 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낯선 이국 땅에서 생활하기 위한 최향남 식 적응력이었던 셈이다.

두번째 사연은 음식 이야기였다. 최향남이 첫 피칭을 간단하게 마친 뒤 동료들과 함께 멕시코 식당에 간 최향남.

음식이 너무 매워 아무도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향남은 맛있다며 그 매운 음식으로 모두 해치웠다. 그리고 다음날. 장 트러블이 생긴 최향남은 며칠 동안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다.

매그레인은 "최향남이 너무 아파 며칠을 꼬박 앓았다. 이후엔 팀을 떠나 더 이상 그가 공 던지는 걸 보지 못했다. 다만 트리플A 시절 매우 좋은 공을 던졌다는 이야기만 전해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최향남은 한국에서도 매우 특별한 정신세계를 지닌 선수로 이름 나 있다"고 전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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