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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김광현은 시즌 6승(5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87에서 2.88로 약간 올랐지만 여전히 2점대를 유지했다.
김광현은 시즌 초반 마음고생이 심했다. 허리 통증에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6월까지 1승 5패로 부진했다. 4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첫 승을 거둔 뒤 두 달간 5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5이닝 1실점)으로 연패를 끊고 시즌 2승을 거둔 뒤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이날 컵스전을 포함해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 7월에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은 0.72에 불과하다.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이달의 투수상 수상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마침 이날 컵스전은 김광현의 33번째 생일날이었다. 그래서 승리의 의미가 더 남달랐고 기쁨도 컸다. 김광현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승리가 없었던 그 두 달이 힘들었기 때문에 5연승을 달리고 있는 지금을 만끽하고 싶다”며 “생일에 5연승을 달성해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경기까지 2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던 김광현은 이날도 컵스를 상대로 3회까지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4회초 2점을 내주는 바람에 연속 무실점 행진을 24이닝으로 마쳤다.
김광현은 “꼭 기사가 나오면 점수를 주더라”며 웃은 뒤 “그래서 기사로 안 나오길 바랐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 4회초 2사 1, 2루에서 제이크 매리스닉에게 내준 2타점 2루타를 떠올리며 “실점했던 그 공 하나가 아쉽다”며 “투구 전 포수 몰리나와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고 직구로 승부를 겨루자고 했는데 공이 살짝 몰렸지만 타자가 잘 쳤다”고 말했다. 더불어 “야구는 시행착오의 연속이다”며 “다음에는 그런 시행착오가 나오지 않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교를 졸업하자 마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혜성처럼 등장한 김광현은 어느덧 33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김광현은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보면서 “야구는 끝이 없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도 그랬고, 여기와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앞으로도 선진 야구를 배우는 자세로 임하며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 전 미국을 잠시 방문했던 가족을 다시 한국으로 보냈다. 경기 전 직접 공항까지 배웅한 뒤 경기장으로 돌아왔던 김광현은 “가족들은 선발 등판하는 경기니까 공항에 나오지 말고 자라고 했지만,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나갔다”며 “가족들이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인사했는데 덕분에 기분 좋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리를 가족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