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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리뷰]소녀시대 4집, 타이틀곡이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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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영 기자I 2013.01.09 15:37:29

강일권 음악칼럼니스트·리드머 편집장

소녀시대(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강일권 음악 칼럼니스트 기고] 소녀시대는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이를 설레게 하는 이름이다. 이들의 히트곡 ‘지(Gee)’는 국내 아이돌 팝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소녀시대는 사람들의 관심을 단순히 외모뿐 아니라 음악에까지 모으는 데 성공했다. 자연스레 앨범이 발표될 때마다 아이돌 그룹으로서는 드물게 어느 정도 음악 팬들의 기대가 동반된다. 이번 정규 4집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앨범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는 두 곡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와 ‘댄싱 퀸(Dancing Queen)’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방송용 타이틀곡 한두 노래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은 국내 가요계임을 고려했을 때 이는 매우 치명적이다.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는 미국과 유럽을 위시로 한 오늘날 세계 대중음악계의 트렌드 중 하나인 덥스텝(Dub Step) 스타일을 레퍼런스 삼아 완성했다. 이 곡은 완성도와 매력 면에서 여러모로 부족하다.

그녀들의 랩 실력을 생각하자면, 비중을 확 줄이거나 아예 넣지 말았어야 할 랩 파트는 처음부터 감상의 몰입을 방해했다. 비트의 변주를 꾀하는 덥스텝 요소의 식상함은 차치하더라도 소극적인 시도 탓에 특유의 강렬한 지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또한 그간 소녀시대의 곡에서 순간순간 살아나던 멜로디도 찾아볼 수 없다. 노랫말에서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각 요소가 한데 어우러지지도 못하다 보니 구성상으로도 너무 산만하다.

3집 타이틀곡이었던 ‘더 보이즈(The Boys)’가 차지하고 있던 소녀시대 커리어 사상 최악의 타이틀곡 자리는 이제 ‘아이 갓 어 보이’가 대신할 듯하다.

소녀시대(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피(Duffy)의 명곡 ‘머시(Mercy)’를 리메이크한 ‘댄싱 퀸’은 특별히 논할 거리조차 없다. 나온 지 채 5년도 안 된 곡인데다가 대중의 가슴 속에 여전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 곡을 도대체 왜 리메이크 해 단순 비교 대상으로 만들었는지 의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두 곡을 제외한 다른 곡들은 준수하다는 점이다. ’프로미스(Promise)‘는 기타와 피아노 연주, 소녀시대의 차분한 보컬과 유려한 멜로디가 좋은 합을 이뤘다. ’룩 앳 미 나우(Look At Me Now)‘는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리듬과 감각적인 멜로디가 결합한, 오히려 타이틀곡으로서 더 적합할 뻔했다. 신스의 운용이 탄탄한 하우스 댄스 넘버 ’XYZ‘는 특히 인상적이다.

어느덧 소녀시대가 데뷔한 지도 5년이 넘었다. 아무리 아이돌 그룹이라지만, 적어도 정규 앨범 단위의 결과물이라면 이젠 그녀들도 음악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앨범은 소녀시대라는 브랜드와 그룹으로서 가진 매력과 별개로 좋은 평을 내리기엔 매우 아쉬운 작품이다.

※ 강일권 음악 칼럼니스트는 국내 대표 힙합·알앤비 전문 미디어 ‘리드머’의 편집장이다. 그는 2001년부터 십여 년간 국내외 매체 등에 앨범 리뷰 및 음악 정보를 제공해 왔다. 매년 흑인음악을 결산하는 온라인 시상식 ‘리드머어워드’와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도 참여 중이다. 그는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는 물론 해당 뮤지션의 인기나 앨범 판매량에 상관없이 오로지 그들의 음악적 재능과 질로만 평가하는 냉철한 음악 평론가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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